CJ제일제당, 차별화된 R&D 역량으로 신성장동력 육성
사내벤처 프로그램으로 내부 혁신 아이디어 사업화
CJ제일제당이 지난해 출시한 '고메소바바치킨’이 '겉바속촉 끝판왕’이라는 소비자들의 호평에 힘입어 출시 6개월 만에 약 300억 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고메소바바치킨의 인기 뒤에는 CJ제일제당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소스 코팅’ 기술이 있다. 소스를 얇고 균일하게 코팅하듯 입히는 기술로 조리 후 치킨이 눅눅해지지 않고 바삭함이 유지돼 집에서도 전문점 치킨 못지않은 식감과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이 이처럼 혁신 기술과 R&D(연구개발)를 기반으로 식품과 바이오 분야에서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식품 사업 부문에서는 R&D 및 제조 역량을 앞세워 시장의 판도를 바꿀 차별화된 냉동·상온 HMR(가정간편식)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처럼 고객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개발로 차별화된 신제품을 계속해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식품 분야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협업도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메디테크(Medi-tech) 기업 티앤알바이오팹과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대체육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협업을 통해 맛과 질감, 외관, 영양 면에서 기존 식물성 식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체육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초격차 R&D 역량 강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 펩시코 출신 그레고리 옙 박사를 식품 사업 부문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선임했다. 옙 박사는 게토레이를 통해 스포츠음료의 혁신을 이뤄내 펩시코의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바이오 사업 도전, AI 기술 도입 등 끊임없는 혁신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제품 개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돼지 장 건강 개선 사료첨가제 '것룩(GutLuk)’을 선보였다. AI 솔루션이 관련 논문 등을 분석해 6만5000여 가지에 달하는 원료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이 중 어린 돼지의 장 건강을 위한 최적의 원료를 도출해 제품화에 성공했다.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는 고분자 물질로, 토양과 해양을 비롯한 대부분 환경에서 분해되는 것이 특성이다. '탈(脫)석유계 플라스틱’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 물질은 CJ제일제당을 포함한 극소수의 기업만이 대량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업체 중 세계 최다 수준인 총 15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특히 지난 3월 영국 4D파마의 자산을 인수하며 국내뿐 아니라 유럽인의 장내 미생물까지 얻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실물 균주 데이터를 확보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바이오텍 에미온과 '우르솔산 활용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근감소증을 예방·개선하는 원료 개발에 나서고 있다.
내부 혁신을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노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품 사업 부문의 '이노백(INNO 100)’, 바이오 사업 부문의 'R(Revolution) 프로젝트’ 등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직원들의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혁신적 조직문화를 구축했다. 이노백에 지원한 직원들은 100일간 기존 업무에서 손을 떼고 신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몰입할 수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 스낵 '익사이클 바삭칩’과 식물성 음료 브랜드 '얼티브’가 이렇게 탄생했다.
김명희 기자 may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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