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서도 "86 용퇴" vs "뺄셈의 정치" / 이언주 복당?...커지는 파열음 [띵동 정국배달]
[앵커]
총선 대진표가 완성되기 전부터 여야 예비후보들 사이 공방이 치열합니다.
이 가운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중구·성동구갑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자 국민의힘은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임종석 전 실장은 운동권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격하지 말라며 반발하고 있는데요.
[임종석 / 전 대통령 비서실장 (29일, 유튜브: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 : 저도 대학에서 제 전공이 무기재료 공학입니다, 신소재 공학. 저도 연구자, 교수가 돼서 연구하는 미래를 꿈꿨어요. 그런데 소박한 꿈과 일상이 군부 쿠데타 세력에 의해서 무너진 거예요. 저의 일상을 깨고 여러 번 도망가고 싶었지만 견뎌내면서 싸운 거거든요. 그것이 비난받아야 할 이유가 없죠. 그리고 저는 그것을 훈장으로 생각해본 적 없어요.]
국민의힘에서는 윤희숙 전 의원이 임 전 실장을 겨냥해 운동권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이 지역에 출마를 선언했죠.
어제는 86세대를 둘러싼 공방이 선거의 핵심 쟁점은 아니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희숙 / 전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JTBC '장르만 여의도') : 약간 이게 식탁으로 얘기하는 게 좀 실례인가 이렇게 좀 약간 어리굴젓 같은 느낌? 그러니까 이걸 이걸 이상하게 하지 말고 식탁에서 이런 게 어리굴젓 같은 게 있으면 입맛을 확 당기잖아요. 그런데 메인디시는 아니잖아요. 메인디시는 그 지역의 가능성.]
결국 지역의 발전 가능성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로 들리는데요.
그런데 86세대의 용퇴, 세대 교체 요구는 민주당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김지호 /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 (2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 젊은 후배들 입장에서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 정도의 인지도면 정말 용산 같은 데 출마해야 되지 않았나. 그 정도 인지도, 그 정도 정치적 자산이면, 이거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정말 윤석열 정권의 중심에서 한번 맞붙어야 된다. 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런 주장이 당내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정성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 : 이 대표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며 당내 분란이 오히려 더 심해지고 그럴 때마다 이재명이 소환된다]
당 안팎에서 86세대에 대한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86 운동권 출신 의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중앙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영진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김영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일방적으로 혐오와 갈라치기를 중심으로 운동권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제가 보기에는 대단히 좁고 국민 상식의 눈보다는 특수부 검사의 눈으로 그렇게 보고 있지 않나 해서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공과를 제대로 보고…]
86 운동권이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한 만큼 이들에 대한 공세는 문재인 정권 책임론으로도 이어지는데요.
당내에서는 친문 의원들을 겨냥한 자객공천 논란이 불거지는 등 '친명 대 친문' 사이 갈등 구도로 형성되고 있죠.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이자 문재인 청와대에서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윤건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 : 선거에서 야당의 유일한 힘은 단합이고 단결이거든요. 솔직히 야당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정부여당은 선심성 공약도 가능하고 쓸 무기가 많지 않습니까. 따라서 친문이다, 친명이다 가르는 뺄셈 정치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가 없습니다.]
'친명 대 친문' 갈등은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언주 전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전 의원은 2017년 민주당을 탈당한 뒤 이른바 '문재인 전 대통령 저격수'로 활동했는데요.
[이언주 / 전 국회의원 (2019년 9월) : 이번 조국 사태로 문 정권을 떠받치는 86운동권의 민낯이 드러났습니다. 우리는 조국과 그 주변 세력을 보면서 그들 운동권 세력이 이제는 괴물이 되어버렸음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당시 이언주 전 의원은 이렇게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고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전 의원 복당 소식에 민주당에서는 친문계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는데요.
그러자 지도부에서는 이 전 의원에게 선당후사로 진정성을 보이라는 요구가 나왔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들어보시죠.
[윤건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 : 중요한 건 외연 확장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저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나무의 가지가 동서남북으로 골고루 뻗어 있어야지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부서지기 쉽지 않습니까.]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자기의 정치적 어떤 이유 때문에 탈당하고 복당하는 게 아니라 정말 윤석열 정부의 퇴행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진정성을 보이는 그러한 모습이 저는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출마하지 않는다든지 선당후사라는 게 그런 거 아니겠어요?]
이런 민주당 분위기에 이 전 의원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데요.
[이언주 / 전 국회의원 (지난 29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저는 뭐 그렇게 조급할 필요는 없지 않는가 이런 생각하고요. 운동권 기득권이라든가 어떤 특권적 당내 패권적 행태 이런 것들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아무래도 이렇게 좀 뭔가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요. 저도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제 문자 폭탄 제가 막 3만 개씩 받고 이러다 보니까 저도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근데 뭐 정권 심판이라든가 이런 어떤 민주주의 지키자는 대의 앞에서는 그런 걸 털고 가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 저도 공감을 하죠.]
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직접 이언주 전 의원에게 복당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성 지지층들은 이 전 의원을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 전 의원을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도전을 선언한 중구·성동구갑에 공천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전 의원 복당 문제를 둘러싸고 또다시 민주당 내 계파 간 파열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국브리핑이었습니다.
YTN 김대근 (kimdaege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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