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한파에도 2년 새 직원 1만명 늘어…유통업계는 고용 침체
글로벌 IT(정보통신) 경기 둔화와 반도체 한파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IT·전기전자 업종 기업이 최근 2년간 2만명가량 고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직원이 9588명 늘며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반면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 대형마트 사업이 주력인 유통 업체는 소비 위축과 쿠팡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약진으로 점포 정리에 나서면서 고용 인원이 줄었다.
31일 기업 데이터 연구소인 CEO스코어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합병, 분할 등으로 변동 폭이 컸던 34곳을 제외한 466개 기업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21년 12월말 기준 158만4548명에서 2023년 12월말 162만1995명으로 3만7447명(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보면 IT·전기전자 업종 국민연금 가입자 증가 폭이 2년 사이 1만9539명(6.2%)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이는 500대 기업 전체 가입자 증가 수의 52.2%에 달하는 수치다. 이어 서비스업 4810명(5.2%), 식음료 4278명(5.1%), 조선·기계·설비 3790명(5.0%), 석유화학 3694명(5.7%) 순으로 가입자 증가 수가 많았다.
반면 은행과 유통, 보험 업종 등은 업황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 등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줄었다. 은행 기업의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 폭이 3810명(-3.5%)으로 가장 컸고, 유통이 1503명(-0.9%), 통신 1270명(-3.5%), 보험 1077명(-2.1%), 증권 672명(-2.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통업은 고용이 크게 증가한 CJ올리브영(약 3500명 증가)을 제외하면 가입자 감소 수가 5000명대에 달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한파로 실적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최근 2년간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9588명(8.6%) 늘며 가입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2022년 6600명, 2023년 2988명 가입자가 늘며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CJ올리브영은 국민연금 가입자가 3546명(57.8%) 급증하며 2위에 올랐다. CJ올리브영은 온라인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확대하면서 2021년부터 강남 등 서울 주요 권역과 경기권 등에 도심형 물류 거점(MFC)을 늘리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이마트로, 2459명(-9.1%)이 줄었다. 이어 롯데쇼핑 2202명(-9.8%), KT 2000명(-9.5%), LG전자 1696명(-4.5%), 한국씨티은행 1609명(-46.9%), 한국토지주택공사 1219명(-11.5%), 홈플러스 1018명(-5.0%) 순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많이 감소했다.
특히 이마트,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업체 세 곳의 경우 이 기간에 모두 인력 감축을 진행했다. 이들 3개 유통 기업이 2년간 줄인 종업원 수는 5679명(-8.1%)에 달한다. CEO스코어는 “물가 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유통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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