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SDI,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저평가 매력 갖춰"

진영기 2024. 1. 3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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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눈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주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실적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인 P5, P6 제품이 실적에 기여하며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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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실적 부진에 목표가 낮춰
"삼성SDI 실적 상저하고 흐름 보일 것…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 긍정적…밸류에이션 매력 주목"
삼성SDI 헝가리 법인. 사진=삼성SDI


삼성SDI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눈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이유에서다.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다만 경쟁업체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였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삼성SDI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70만원에서 60만원으로 낮췄다. 삼성증권도 75만원에서 61만원으로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KB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목표가를 각각 65만원, 59만원으로 유지했다.

목표가를 조정한 배경엔 부진한 실적이 있다.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5% 줄어든 311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4400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7% 감소한 5조5648억원, 순이익은 21.6% 줄어든 4933억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에 대해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해 전기차(EV)용 중대형 배터리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며 "1분기에도 전기차 배터리 판가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주택경기가 부진해 소형전지 수요도 약한 상황"이라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용률이 늘어나며 삼성SDI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내 입지도 좁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SDI의 실적은 하반기로 가면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실적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인 P5, P6 제품이 실적에 기여하며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2분기까지 배터리 판가가 하락하겠지만, 가격이 하락하면 EV 침투율이 늘어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데엔 전문가들의 분석이 일치했다. 2차전지에 대한 우려가 삼성SDI에 과하게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또 삼성SDI는 경쟁사에 비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견조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삼성SDI의 주가를 살펴보면, 이익을 창출하는 시기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돈 적이 없다"며 "올해 삼성SDI가 영업익 2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주가 수준에선 '매수'를 고민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실적 추정치를 감안한 삼성SDI의 PBR(지배주주 기준)은 1.2배다.

이창민 연구원은 "EV용 배터리 판매량은 경쟁 업체에 비해 양호하다"며 "판가 하락이 멈출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부터 삼성SDI 실적은 개선될 것이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고려해 삼성SDI에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삼성SDI에 목표가 81만원을 제시했다. 현재 주가(37만4500원)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 증권사 김현수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 정책 불확실성 등 2차전지 업종의 디레이팅(주가수익비율이 낮아지는 현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현재 수준에선 가격 매력을 충분히 갖췄고, 중장기 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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