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뛰기 전에 모아두자”…빌린 주식 올해만 41% 폭풍증가
주가 뛰기 전 확보한다는 분석
반도체 ETF로 투자금 몰리자
유동성 공급용 대차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두 가지 해석이 나온다. 향후 재개될 공매도를 위해 주가가 낮을 때 미리 대차를 해두려는 수요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다. 또 유동성공급자(LP)의 ETF 매수 대응을 위한 대차가 상당부분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식 대차잔고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 9042만 2623주까지 감소했다가, 올들어 대차수량(빌린 주식)이 크게 늘며 1월 29일 기준 1억 2750만 1423주로 증가했다. 증가율로는 41%에 달한다. 대차잔고는 금액 기준 9조 4861억원에 달한다.
작년과는 달리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상황에서 대차수량이 증가했다는 점이 문제다. 금융위원회 의결로 작년 11월 6일부터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이후 올 1월 29일까지 58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의 대차수량은 모두 1억 7111만 596주다.
공매도 금지 이전 58거래일 동안의 대차수량은 1억 3603만 7982주에 불과했다. 공매도를 목적으로 한 대차거래는 전체의 30%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대차수량이 증가한 점은 특이하다는 해석이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먼저 최근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ETF로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면서 대차거래가 늘었을 수 있다.
정상진 한투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삼성전자를 담고 있는 ETF로 투자가 몰리면서 유동성공급자가 매도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대차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해석했다.
특히 ETF 유동성공급자와의 연관성에 대한 해석 중 눈길이 가는 것은 주가 전망이다.
올해 삼성전자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있으니 앞으로 있을 대차수요를 앞당겨서 삼성전자 주가가 낮을 때 미리 대차를 해두는 효과가 있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른 한 가지 해석은 공매도의 재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공매도 금지와 관련해 “총선용으로 일시적인 금지 조치가 아니라 확실한 부작용 차단 조치가 구축되지 않으면 재개할 뜻이 전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밝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총선이 끝나면 공매도가 재개될 수 있다는 예상은 앞서 전면금지 조치가 시작된 시점부터 있었다.
결국 향후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를 대비해 지금 주가가 쌀 때, 그리고 외국인 보유분의 대차공급 물량이 풍부할 때 대차를 늘릴 유인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나중에 대차를 하려면 더 높은 주가를 기준으로 협상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주식 대차에는 기간 제약이 없는데, 보통 1년을 단위로 계약을 한다. 금융위원회는 주식 대차기간을 90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대차거래(상환 포함)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는 삼성전자 주식이 시장에서 현금처럼 활용되는 탓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트레이더는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주면 필요로 하는 현금이든 채권이든 교환이 쉽기 때문에 국내 증권가에서는 현금통화처럼 활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 다른 주식은 대차잔고가 많은 순서로 보면 JB금융지주(4798만 주), 삼성중공업(3764만 주), DGB금융지주(2762만 주), 두산에너빌리티(2437만 주) 순이다.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작년 11월 6일 이후 올 1월 29일까지 58거래일 동안 모두 15억 1783만 2943주의 대차거래가 체결됐다.
공매도 전면금지 전 58거래일(작년 8월 9일~ 11월 3일) 기간 동안은 총 18억 4065만 3029주의 대차거래가 체결됐다. 시장 전체로는 공매도 금지로 대차수량이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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