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극장가 상차림, 올해는 소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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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영화관의 밥상이 조촐해졌다.
여름방학, 크리스마스·연말에 이어 극장 성수기로 꼽히는 설 연휴에는 전통적으로 대작한국 영화들이 극장을 채웠으나 올해는 달라진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설과 추석 연휴, 여름방학 성수기에 개봉한 대작들이 대부분 흥행에 실패하면서 대작 영화 제작이 줄었고 이미 만들어진 영화들은 개봉 시기를 잡는데 더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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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 대작 연속 흥행 실패에 제작 감소
“성수기 개념도 약화…비수기 개봉 영화 잇단 흥행”
설 연휴 영화관의 밥상이 조촐해졌다. 여름방학, 크리스마스·연말에 이어 극장 성수기로 꼽히는 설 연휴에는 전통적으로 대작한국 영화들이 극장을 채웠으나 올해는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 대작 영화들이 흥행에 거듭 실패하면서 한국영화가 전체적으로 ‘사이즈 조정’에 들어가는 신호탄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다음 달 9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지는 설 연휴에 개봉하는 주요 한국영화로는 ‘도그데이즈’, ‘데드맨’, ‘소풍’이 있다. 할리우드 영화로는 ‘킹스맨’ 시리즈를 만든 매튜 본 감독의 코믹액션 ‘아가일’과 이달 31일 개봉해 설까지 흥행몰이를 기대하는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웡카’가 경쟁에 나선다.
7일 나란히 개봉하는 ‘도그데이즈’, ‘데드맨’, ‘소풍’은 각각 장르는 다르지만 이전 설 개봉 대작들에 비하면 ‘아담한’ 규모의 제작비로 완성된 작품들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 등의 조감독 출신 김덕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도그데이즈’는 윤여정·탕준상, 유해진·김서형, 김윤진·정성화, 다니엘 헤니·이현우 등이 짝을 이뤄 강아지를 매개로 이야기를 엮어가는 옴니버스 구조의 따뜻한 드라마다. 순제작비 82억원 가량이 투입됐으며 손익분기점 200만명이다. 제작비 100억원을 훌쩍 넘기고 손익분기점이 300만명대였던 지난해 설 영화 ‘교섭’, ‘유령’에 못 미치는 규모지만 올해 설 영화 가운데는 가장 ‘대작’이다.
조진웅, 김희애가 주연한 ‘데드맨’ 역시 신인 하준원 감독의 데뷔작으로 돈을 받고 불법·편법 사업에 명의를 빌려주는 ‘바지사장’의 세계를 스릴러로 그렸다. 75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180만명이 손익분기점이다. 김영옥·나문희 주연의 ‘소풍’은 중학교 동창 70대 노인들의 이야기로 늙음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담았다. ‘분홍신’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김용균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순제작비 12억원의 저예산 영화다.
지난해뿐 아니라 2022년 설 연휴에도 코로나 시국을 무릅쓰고 ‘해적:도깨비 깃발’, ‘킹메이커’ 등 대작을 펼쳤던 극장에 중급 규모의 영화가 메인 메뉴로 자리 잡은 건 오랜만이다. 2022년과 2023년 대작들이 모두 흥행에 실패한 탓이다. 당시 개봉한 한국영화 4편은 모두 손익분기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을 거뒀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설과 추석 연휴, 여름방학 성수기에 개봉한 대작들이 대부분 흥행에 실패하면서 대작 영화 제작이 줄었고 이미 만들어진 영화들은 개봉 시기를 잡는데 더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5월 말 개봉하는 ‘범죄도시’ 시리즈, 지난 11월 개봉해 1300만 관객을 동원한 ‘서울의 봄’ 등 전통적인 극장 성수기를 벗어나 흥행기록을 세우는 영화들이 생겨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밀수’를 개봉한 투자배급사 ‘뉴’ 관계자는 “투자배급사들이 개봉 시기를 정하는데 좀 더 신중하고 영리해졌다”면서 “경쟁작이 많은 전통적인 성수기를 피해 좋은 성적을 내는 영화들이 늘어나면서 성수기·비수기 개념도 점차 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설 개봉작이 경쟁하는 것은 영화가 아니라 오티티(OTT) 시리즈라는 말이 나온다. 대작들이 쏟아졌던 지난해 8월 초에는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이 공개돼 큰 성공을 거둔데 이어, 내달 9일에는 최우식, 손석구 주연의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 ㅇ난감’이 공개된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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