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아 "'드라큘라' 10년만 출연…첫 연습부터 눈물 쏟았죠"

최주성 2024. 1. 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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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역으로 출연…"캐릭터 사랑하는 마음 깊어져…내공 쌓였죠"
"출산 이후에도 멋지게 반짝일 수 있다는 사실 보여주려 부단히 노력"
배우 정선아 [오디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그동안 '드라큘라'의 음악을 잊고 살다가 처음 리허설하는 날 다시 음악을 듣는데 눈물이 펑펑 났죠. 10년 전에 공연했던 모든 배경이 눈앞에 그려지니까 만감이 교차했어요."

배우 정선아(40)에게 뮤지컬 '드라큘라'는 음악만으로도 마음을 아련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그는 10년 동안 작품을 떠나서 있었지만 그사이 작품과 캐릭터를 향한 마음은 더 깊어졌다고 말한다.

정선아는 30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나이를 먹고 세상을 겪어보니 캐릭터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됐다"며 "10년 전 초연을 준비하며 고군분투했던 기억도 나고 감회가 새롭다. 작품을 대하는 마음도 더 슬프고 아련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드라큘라' 출연하는 정선아 [오디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3월 3일까지 열리는 뮤지컬 '드라큘라'는 400년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인을 사랑한 흡혈귀 드라큘라 백작의 사랑을 그린다. 브램 스토커의 소설을 원작으로 2014년 초연해 10주년 공연이 열리고 있다.

정선아는 초연과 10주년 공연에서 드라큘라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는 여인 미나 역을 맡았다. 미나는 자신이 전생에 드라큘라의 아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드라큘라의 연인으로 거듭나는 인물이다.

전생을 마주한 혼란스러운 마음부터 드라큘라를 향한 열띤 사랑에 이르기까지 표현해야 하는 감정이 많은 캐릭터다. 전생과 현생이 이어진다는 설정을 관객이 납득할 수 있도록 연기하는 것도 과제였다.

정선아는 "전생과 이어지는 이야기를 잘 연결해야 하는데 10년 전에는 그 과정이 부족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됐다"며 "이번에는 전생을 떠올릴 때 혼란스러운 마음부터 드라큘라와의 호흡까지 더 집중해서 표현하고 있다. 고민한 부분을 많이 풀어내서 재밌게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드라큘라' 배우 정선아 [오디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음속 물음표를 가지고 무대에 올랐던 과거와 달리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지금은 섬세한 표현이 가능해졌다. 당시에는 노래를 잘 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면, 이제는 장면에 맞게 소리를 달리 표현하며 깊이 있는 해석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대본은 그대로지만 내공이 쌓였는지 이제는 미나의 결정을 공감할 수 있게 됐다"며 "목소리를 잘 들어보면 미나가 드라큘라에게 빠질수록 소리도 더 강해지고 진성에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관객에게 노래 속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과 출산을 경험한 것도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 연기할 때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채워줬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드라큘라' 정선아 [오디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아에게 결혼과 출산은 연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경험이기 이전에 배우 경력이 걸린 큰 결정이었다. 2002년 '렌트'로 데뷔한 그는 '아이다', '위키드' 등 대작에 출연하며 주가를 올리던 2021년 출산으로 배우생활에 공백기를 맞았다.

그는 "무대가 주는 달콤함과 무게를 알아서 공백기가 더 두려웠다"며 "예전처럼 사랑받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이 많았다. 2022년 '이프덴'으로 복귀하면서도 그렇게까지 사랑받을지 몰랐다"고 돌아봤다.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가장 두려웠다는 정선아는 다시 무대에 서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임신 중에도 끊임없이 레슨을 받고 운동으로 몸을 관리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지난해 '이프덴'과 '멤피스', '드라큘라'에 출연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숱한 고민이 깔려있었다.

"아이를 낳고 40살이 되어도 노력에 따라 얼마든 무대에서 반짝거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후배들이 저를 보며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길 바랐어요."

배우 정선아 [오디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아는 무대로 돌아온 뒤에도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다. 체력을 위해 레슨과 운동에 쓰는 시간을 더 늘렸다는 정선아는 스스로 지키는 약속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나와의 약속이 곧 관객과의 약속"이라며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러 와주셔서 돈을 벌고 있는 만큼, 무대에서 더 빛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 관객을 대하는 책임감 때문에라도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선아는 경력을 쌓은 지금도 종종 가사를 잊는 악몽을 꿀 만큼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선다. 갈수록 책임감도 커진다는 그의 목표는 안주하지 않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제 인생이 달라진 만큼 그 깊이를 전해드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배우 정선아 [오디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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