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서비스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게 ‘인정’이죠”
각종 ‘인증제도’ 심사·평가 제기능하게 하는 역할
‘ISO 19443’ 도입 한국형 원전 수출기반 마련도
“최근 K-브랜드 인기로 해외 인증기관 요청 쇄도”
우리는 매일같이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며 살아간다. 기업들이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는 안전해야 하며, 소비할 가치가 있어야 하며, 표시된 기능을 해야 할 것을 요구받는다. 이는 민관의 각종 인증(認證)제도를 통해 이뤄진다.
그런데 각종 인증들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준에 부합하지 않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즉, 각 인증의 비정상적인 작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인증기관의 적합성을 심사·평가할 필요가 생긴다. 이를 ‘인정(認定)’ 활동이라 한다. 인정기구들이 이런 인정을 수행한다.
한국인정지원센터(KAB·옛 한국인정원·대표 박진서)는 경영시스템과 각종 자격 분야를 인정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민간기구다. 직원 32명의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KAB의 인정 범위는 경영시스템 인증(ISO/IEC 17021-1 기반)이다. 여기에는 ISO(국제표준화기구) 9001 품질경영시스템, TL 9000 정보통신품질경영, KS Q 9100 항공우주품질경영, ISO 19443 원자력공급망품질경영, ISO 13485 의료기기품질경영, ISO 21001 교육기관경영, ISO 14001 환경경영, ISO 22000 식품안전경영, ISO 45001 안전보건경영, ISO 27001 정보보안경영, ISO 50001 에너지경영 시스템 등을 아우른다.
또 ISO/IEC 17024 기반의 자격인증도 인정한다. 경영시스템 심사요원, 비파괴검사원, 용접검사자, 기계상태진단기술자, 뷰티산업 종사자, 할랄식품인증 등도 인정해준다. 한마디로, 우리네 의식주 관련 상품들이 거의 KAB의 인정과 관련돼 있는 셈이다.
기업들이 품질을 높여 인증기관으로부터 해당 인증을 받으면, KAB는 그 인증의 적합성을 인정해준다. 궁극적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박진서 KAB 대표는 “소비자와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각종 인증기관들을 심사해 적합성을 평가한다”며 “일반인은 모르지만 우리 생활에 있어서 필수적인 게 인정”이라고 설명했다.
ISO 인증의 중요성에 비해 인정의 중요성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같은 ISO 인증서라 하더라도 인정 유무에 따라 인증의 가치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박 대표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거나 공급받거나 할 때 ‘ISO 경영시스템 인증기업’은 신뢰를 줄 수 있다. 이는 ISO 인증이 그 적합성을 인정받았을 때 그 가치가 더해진다”며 “인증을 인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회 곳곳에 신뢰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신뢰가 확산될수록 사회적 비용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KAB는 최근 한국형 원전 수출과 관련, 하나의 전기를 마련했다. ‘ISO 19443 원전공급망 품질경영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한 것. 실제 폴란드와 체코 등 유럽의 한국형 원전 수출 대상국들은 ISO 19443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말 ISO 19443 인정을 받은 4개의 인증기관에 대한 인정서를 내줬다. 해당 인증기관에서 인증한 기업들에 대한 인증서도 수여했다.
ISO 19943은 원전공급망 상의 업체가 고객 및 관련 규제사항을 충족하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할 역량을 갖췄음을 실증해준다. 원전 관련 신뢰기반을 형성, 원전의 안전과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내 원전업체들이 외국인증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해외 원전 인증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다.
박 대표는 “ISO 19443 인증에 대한 국내 수요가 대두되고 있는 와중에 인증제도를 재빨리 도입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원전 관련 업체들은 영국, 프랑스 등 원전 수출경쟁국의 인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국내 원전분야 전문기관과 인증기관의 참여를 통해 인증제도의 기반을 구축했다. 이번 도입을 통해 한국형 원전 수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K-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엔 해외 인증기관들의 국내 인정 요청도 KAB에 쇄도하고 있다. 또 ISO에서 탄소중립, ESG 등 새로운 인증도 생겨나면서 인정업무는 더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런 인증은 새로운 무역기술장벽(TBT)으로 수출기업들의 부담이 될 수 있다.
박 대표는 “KAB는 IAF(국제인정포럼) 정회원으로서 유럽, 미국 등의 인정기구가 발행하는 인정과 동일한 가치를 보장받는다. 나아가 비관세장벽을 해소할 수 있게 한다”며 “한국형 원전산업 뿐 아니라 ESG, 탄소중립 등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산업의 동반자가 되겠다”고 했다.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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