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사·레알에 첼시까지 판다이크 노린다 "클롭 따라 리버풀 떠날 가능성↑"

맹봉주 기자 2024. 1. 3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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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질 판다이크와 위르겐 클롭 감독(왼쪽부터).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벌써부터 빅클럽들이 달려들었다. 리버풀을 나오기만 한다면 영입하려는 팀들이 줄을 섰다.

버질 판다이크와 리버풀의 재계약이 불투명하다. 연장계약 여부를 묻는 질문에 판다이크는 이적 가능성을 내비치는 답변을 내놨다.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다. 나도 잘 모르겠다. 앞으로 리버풀에겐 큰 일이 있을 거다. 감독뿐 아니라 변화가 예고된 것들이 너무나 많다. 어떤 방향으로 갈지 매우 궁금하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 지금으로선 재계약에 대해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적 시장이 술렁였다. 당장 올여름 이적 시장에 판다이크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여기에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는 물론이고 리버풀의 라이벌 구단인 첼시까지 가세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판다이크가 이적 시장에 나온다면 첼시가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다.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도 반 다이크에게 관심이 크다"며 "첼시는 올여름 경험 많은 수비수를 데려오고 싶어 한다. 현재 주전 수비수인 티아고 실바는 40살을 바라보는 나이다. 새로운 센터백 수비수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알렸다.

리버풀은 비상이다. 판다이크와 남은 계약 기간은 18개월. 2025년 여름이면 끝난다. 여전히 팀 수비의 중심인 판다이크를 장기 계약으로 묶어두려 했는데 일이 꼬였다.

비단 판다이크만의 문제가 아니다. 에이스인 모하메드 살라를 비롯해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도 2025년 여름이면 리버풀과 계약이 끝난다. 반 다이크의 이탈은 자칫 리버풀 액소더스(대탈출)로 이어질 수 있다.

리버풀 주축 선수들이 재계약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물러나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지난 26일 "클롭 감독이 올여름 팀을 떠나겠다는 소식을 구단 측에 알렸다. 그리고 이번 시즌이 끝난 뒤 리버풀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최근 클롭 감독은 리버풀을 떠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8년 넘게 리버풀을 이끌며 유럽 최고의 팀으로 올려놓았다. 하지만 클롭 감독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리버풀을 떠나게 된 계기를 직접 설명했다.

클롭 감독은 "이 소식을 처음 듣는 순간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분명이 설명할 수 있다. 나는 리버풀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도시의 모든 것, 우리 서포터의 모든 것, 팀과 스태프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스스로가 팀을 떠나는 것이 옳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라며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에너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분명히 언젠가는 발표해야 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지금은 전혀 문제가 없다. 나는 일을 계속해서 또 하고, 또 하고, 또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결심은 꽤 오래 전에 굳혔다. 클롭 감독은 "나는 이미 작년 11월 구단에 말을 했다. 내 업무는 터치라인에서 훈련을 지휘하는 것들이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일은 이와 같은 활동을 중심으로 벌어진다. 시즌이 시작되면 이미 그 다음 시즌을 계획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다같이 앉아서 잠재적인 이적이나, 다음 프리시즌 장소를 정할 때, 나는 그 때 여기에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지난 시즌은 매우 어려운 시즌이었고 다른 팀들은 결별을 결정했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라며 오랫동안 자신의 거취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했음을 밝혔다.

이어 "나에게 있어 팀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너무너무 중요한 일이었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전부였다. 그리고 정상으로 올라간 것이 일찍 일어났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리버풀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춘 정말 좋은 팀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게 결과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단지 내가 100% 옳다고 생각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동요했다. 판다이크뿐 아니라 살라의 재계약도 불투명하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살라의 이적 소문도 최근 심심치 않게 들린다. 클롭 감독과 더불어 리버풀을 상징하는 아이콘은 '파라오' 살라다. 최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허리 부상을 안고 리버풀로 복귀했다. 리버풀 역시 8강 진출에 실패하며 살라가 돌아갈 곳이 없음을 알려줬다.

살라는 첼시, 피오렌티나, 로마 등을 거쳤고 2017년 리버풀에 입성했다. 많은 선수가 오가는 사이에서도 살라의 입지는 독보적이었다. 클롭 축구의 정점에 살라가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거대 자본을 앞세운 알 힐랄이 영입을 위한 막대한 자금을 제시했다. 살라는 움직이지 않겠다고 했지만, 주변에서 더 난리였다.

복잡한 상황에서 클롭의 결별 선언은 살라 거취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살라의 측근에 따르면 살라는 클롭의 시즌 종료 후 사임 소식에 적잖이 놀랬다고 한다. 상당히 충격을 받았고 다음을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하는 기색이었다'라고 전했다.

살라까지 리버풀을 떠난다면 중요한 축이 무너지게 된다. 현재 지오구 조타, 루이스 디아즈, 코디 각포, 다르윈 누녜즈 등의 공격진을 갖추고 있지만, 살라의 존재감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건재하고 그가 빠져 있다가 복귀했어도 득점 부문 2위가 흔들리지 않고 있는 것이 증명한다. 리버풀은 "살라의 이적은 없을 것이다"라며 선수들의 동요를 막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리버풀발 대형 이적 성사 여부가 다가오는 여름을 강타하게 됐다.

▲ 버질 판다이크.

클롭 감독은 리버풀을 떠나려는 뜻을 확실히 했다.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클롭 감독은 여전히 리버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애정만으로는 리버풀 감독직을 이어갈 수 없었다. 현재 클롭 감독이 어느 정도 지쳐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클롭 감독은 2015년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뒤, 리버풀의 명성을 다시 되찾는 데 성공했다. 당시 리버풀은 오랫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갈망해 왔다. 클롭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리버풀에 본인의 색깔을 입혔다. 여기에 더해 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 버질 판다이크 등을 영입하며 선수단을 강화했다. 즉 지금의 선수단을 직접 꾸린 게 클롭 감독이라는 의미다. 선수들이 클롭 감독에게 갖는 상징성이 클 수밖에 없다.

결국 클롭 감독의 리버풀은 2018-19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리버풀은 결승전에서 토트넘 홋스퍼를 만나 2-0 승리를 거두며 빅 이어를 들어올렸다. 그 다음 시즌인 2019-20시즌에는 그토록 갈망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살라와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로 이어진 삼각 편대는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또 반 다이크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은 단단한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영광도 잠시, 클롭 감독의 리버풀은 이후 휘청이는 모습을 보였다. 2020-21시즌은 클롭 감독이 리버풀 부임 후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한 시즌이었다. 시즌 내내 선수단이 줄부상에 시달리며 전체적인 경기력이 저하됐다. 리버풀은 시즌 내내 들쑥날쑥한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클롭 감독의 대처 능력이 빛났다. 클롭 감독은 리그 마지막 10경기에서 8승2무라는 호성적으로 팀을 리그 3위에 올려놓았다. 이 시즌은 클롭 감독의 능력이 가장 빛을 발한 시즌이기도 했다.

반면 2021-22시즌은 땅을 치고 후회할 만큼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에 밀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놓쳤다. 이어서 UCL에서는 결승전까지 진출했지만, 레알 마드리드에 패하며 빅 이어 획득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나름 성공적인 시즌으로 평가받았다. 리버풀은 해당 시즌에 잉글랜드 FA컵과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우승을 차지하며 도메스틱 컵 더블을 달성했다.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은 클롭 감독은 2021-22시즌이 끝나기 직전, 리버풀과 2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클롭 감독은 재계약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클롭 감독은 "재계약을 한 것은 매우 훌륭하다. 나는 내가 이런 일에 신날 줄 상상도 못했다. 거의 7년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 감사하고 싶다. 이런 환영을 받을 수 있는 장소를 찾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아주 좋고, 재계약은 아주 쉬운 결정이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올 시즌도 클롭 감독은 성공적으로 리버풀을 이끌고 있다. 현재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1위다. 맨체스터 시티의 추격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문제는 이번 시즌이 끝나고 클롭 감독이 사퇴하고 나서다. 클롭 감독을 향한 리버풀 선수들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반 다이크는 "분명 클롭 감독의 시대는 끝날 것이다. 아직 내가 그 시대의 일부라는 게 매우 기쁘다. 클롭 감독이 나간 후 미래를 묻는 질문에 답하기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 난 여전히 클롭 감독과 뛰고 있다"며 "이것이 내 주된 관심사다. 시즌이 끝나야 재계약 여부를 알 수 있을 거다. 리버풀 구단이 무엇을 원하는지 더 명확하게 밝혀지면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단 판다이크는 이번 시즌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재계약 여지와 떠날 가능성을 동시에 남겨뒀다. 판다이크는 "클롭 감독의 사퇴 발언 후에도 변한 건 정말 아무 것도 없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많은 게 바뀔 거다. 하지만 현재는 아니다. 우리는 계속 같은 일을 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우리에게 중요한 일이라 느낀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이적설에선 "내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벌써부터 말하는 건 필요하지 않은 소음에 가깝다. 일단은 앞에 놓인 일부터 끝내야 한다. 시즌이 끝나고 나서 일은 리버풀 구단이 해결해야 될 문제다"고 은은하게 리버풀 구단 수뇌부를 압박했다.

이에 영국 매체 '더 선'은 "클롭 감독이 리버풀에서 자진 사퇴한다는 발언이 나오고 곧바로 판다이크의 재계약에 물음표가 생겼다. 어쩌면 이것이 리버풀 주요선수들 이탈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즌 종료 후 클롭 감독의 행보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다. 최근 토트넘, 첼시 감독으로 갈 수 있다는 소식도 나왔지만 사실이 아니다. 토트넘, 첼시 등 수많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클롭 감독에게 관심이 있다는 건 맞다. 프리미어리그,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컵대회 등 이미 잉글랜드에서 검증이 끝난 클롭 감독이다.

이만한 명장을 또 구하긴 힘들다. 빅클럽들이 클롭 감독에게 접근하는 건 당연한 일. 그러나 클롭 감독이 선을 그었다. 리버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인터뷰했고, 여기서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맡지 않겠다고 했다. "앞으로 리버풀이 아닌 다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 감독을 맡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지금은 힘이 많이 떨어졌다. 사임은 오래 전부터 고민하고 있었다. 리버풀과 함께한 모든 시간과 추억, 존경심은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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