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탓에 매춘부 된 피렌체, 처녀 되기 어려워” 伊 미술관장 발언 논란

김가연 기자 2024. 1. 3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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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의 세실리 홀베르그 관장. /유튜브

관광 과잉으로 이탈리아 북부 피렌체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아카데미아 미술관 관장이 이 도시를 ‘매춘부’에 비유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30일(현지시각)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세실리 홀베르그 관장은 전날 박물관 시설 소개를 위해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중 관광이 피렌체를 매춘부로 만들었다”고 발언했다.

그는 “한 번 매춘부가 되면 다시 처녀가 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이상 일반 상점을 찾지 않고, 관광객만을 위한 기념품을 찾고 있다”며 “이러한 일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했다.

홀베르그 관장의 발언이 공개되자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과 피렌체 시장 등은 즉시 반발하고 나섰다.

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은 “이 도시는 존경받을 가치가 있다”며 “관광 산업 덕분에 수천 명의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마테오 렌지 전 시장도 나서 “아카데미아 미술관 관장의 수치스러운 발언과 관련, 문화부에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겠다”며 “피렌체를 매춘부로 정의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홀버그는 사과하거나 사임해야 한다”고 했다.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도 “홀버그 장관의 발언은 본질적으로 심각하고 공격적”이라며 “이 문제를 더 자세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자 홀베르그 관장은 성명을 내고 발언을 철회했다. 그는 “내가 사랑하는 도시에 대해 잘못된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주민들을 불쾌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이어 “베네치아 등 다른 도시처럼 피렌체도 관광업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는 뜻일 뿐이었다”며 “피렌체가 잠깐 들르는 관광이 아니라 좀 더 의식 있는 관광의 장소가 돼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했다.

홀버그는 독일 미술사학자로, 2015년부터 아카데미아 미술관 관장을 지냈다. 그의 임기는 오는 6월 만료되는데, 이번 발언으로 인해 재계약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매체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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