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랠리 끝나나…나스닥 0.76%↓[월스트리트in]
소비자신뢰지수 석달연속 개선세
3월 금리인하 가능성 40%대로 '뚝'
구글, 광고 급감에 4%↓…MS 호실적에도 1%↓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을 하루 앞두고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예상보다 고용시장이 탄탄하고 소비자신뢰지수가 석달 연속 개선됐다는 소식에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보다 후퇴한 분위기다.
구글은 실망스러운 광고 매출을 기록하면서 장마감 이후 4% 이상 급락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공지능(AI)에 힘입어 클라우드 부문에서 30%가량 성장을 보였지만, 1% 가량 하락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5% 상승한 3만8467.31를 기록했다.
반면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06% 하락한 4924.97을, 나스닥지수는 0.76% 하락한 1만5509.90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투심이 위축됐다. 미국의 12월 구인건수가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이 3월 금리인하를 고려하기에는 미 경제가 너무나 탄탄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작년 12월 구인 건수는 903만건으로 전월 대비 10만건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880만건)를 웃도는 수치다.
민간기업 구인건수는 지난해 3월 1200만건을 정점으로 5월(962만건) 6월(917만건) 7월 (892만건)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8월 이후 두달 연속 9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서비스 분야 등에서 깜짝 고용이 증가한 셈이다. 그러다 10, 11월 연속 800만건대로 내려오다 다시 900만건을 넘었다.
다만 임금상승을 유발하는 자발적 퇴직자수는 줄어들면서 미국인들이 이직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발적 퇴직(quits)은 340만건으로 전월보다 10만건이 줄었다. 약 3년 만에 최저치다. 자발적 퇴직자 비율은 2.2%로 같았다. 퇴직률은 1년 반 전만 해도 3.0%에 달했는데 2% 초반까지 떨어지고 있다. 직장인들이 현재 시장에서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의미로, 임금 상승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스튜어트 폴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인들이 더 높은 임금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직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다”면서 “고용시장에서 발생하는 임금 및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경제와 고용시장에 대해 더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데이터도 나왔다. 컨퍼런스 보드는 미국의 1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2021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114.8(1985=100 기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예상치(115.0)와 유사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11월(102.0), 12월(108.0) 등 석달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최고 글로벌 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소비자들의 자신감이 다시 인플레를 자극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다만 소비자신뢰가 개선되고 있는 점은 미 경제가 연착륙하는 데 핵심이다”고 평가했다.
이날 뜨거운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시장에서 바라보는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41.7%를 나타내고 있다.
구글, 광고매출 급감에 4%↓…MS호실적에도 1%↓
개별주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은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이후 7.81% 급등했다. 가전제품 제조업체인 월풀은 예상보다 부진한 연간 전망을 내놓으면서 6.6% 하락했다. 지난해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한 미국 물류업체 UPS는 8.2% 급락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광고 실적을 내놓으면서 장 마감 이후 거래에서 4% 가량 급락하고 있다. 알파벳은 지난 4분기 매출이 863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3%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853억3000만달러)를 웃돈 수치다. 주당 순이익도 1.64달러로 시장 예상치(1.59달러) 보다 많았다.
핵심 캐시카우인 광고매출은 655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590억4000만달러) 대비 10%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시장 예상치인 660억6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글의 미래 먹을거리인 클라우드 매출은 26% 성장한 91억9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억6400만달러로 전년동기 1억86000만달러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MS는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지만 장마감 이후 거래에서 소폭 하락하고 있다. MS는 장 마감 이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620억2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7.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611억2000만달러)를 웃돈 수치다. 주당 순이익은 2.93달러로, 시장 예상치(2.78달러)보다 많았다.
분야별로 MS의 미래 먹을거리인 클라우드 성장이 두드러졌다.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20% 늘어난 25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252억9000만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애저(Asure) 및 기타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30%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27%가량 성장을 예상했는데 이를 웃돈 기록이다. MS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에 오픈AI의 챗GPT기술을 접목시키고 있다.
호실적에도 불구 MS주가는 장 마감 이후 1%가량 하락 중이다. 시노버스 트러스트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댄 모건은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는 AI와 관련해 MS의 성장성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며 “다만 애저의 경우 50~60%의 성장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요증가+중동긴장…국제유가 상승
국채금리도 혼조세를 보였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7bp(1bp=0.01%포인트) 오른 4.339%를 기록 중이다. 반면 글로벌 채권시장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5.7bp 내린 4.034%, 30년물 국채금리는 8.3bp 하락한 4.252%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2% 내린 103.40을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는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04달러(1.35%) 오른 배럴당 77.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날 종가 대비 47센트 오른 배럴당 82.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 상승에 따른 수요 증가 가능성과 여전한 중동긴장 고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증시는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0.16%, 독일 DAX 지수, 프랑스 CAC 40 지수도 각각 0.18%, 0.48% 상승했다. 영국 FTSE100지수도 보합인 0.44% 오른 채 마감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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