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슈라오디드 "크래프팅과 RPG 다 담은 맛난 짬짜면"
킨 게임즈 '인슈라오디드'는 서바이벌 크래프팅과 RPG를 조합한 '짬짜면'같은 신작이다. 두 가지 요소를 적절하게 섞어서 양쪽 팬층을 모두 만족시켰다.
인슈라오디드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 폐막 당시 '떠오르는 출시 예정 게임', '가장 많이 찜한 출시 예정 게임', '일일 활성 체험판 플레이어 수' 등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기대작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기자 역시 올해 기대하는 작품 중 하나였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발헤임' 이후로 오랜만에 훌륭한 서바이벌 크래프팅 게임이 나왔다. 기본에 충실함과 동시에 건축, 탐험, 전투 등 각각의 요소들이 순환되도록 설계했으며, 방대한 콘테츠로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팰월드'라는 의외의 복병이 등장하면서 다소 존재감이 가려진 느낌은 있지만, 게임성 하나만큼은 대형 기대작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장르 : 서바이벌 크래프팅, 오픈월드 RPG
출시일 : 2024년 1월 24일
체험 버전 : 얼리 액세스
개발사 : 킨 게임즈
플랫폼 : PC
■ 서바이벌 크래프팅과 RPG의 적절한 조화
인슈라오디드만의 차별점은 크래프팅과 RPG를 유기적으로 섞어놓은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크래프팅 장르는 제작과 건설의 자유도에 집중하는 대신 이외에 콘텐츠는 부실한 경우가 많다.
인슈라오디는 크래프팅 자유도를 일부 제한하고 RPG 요소를 가미했다. 거점의 중심인 '화염 제단'을 설치하고 나면 일부 기본 설비들은 큰 제한 없이 마음껏 제작 가능하다. 침대, 탁자를 비롯한 가구와 작업대 등이 대표적이다.
기본 설비를 제외한 모든 아이템 및 가구는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획득해야 레시피가 해금된다. 내구성이 높거나 화려한 건물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초반 지역에서 벗어나 더 먼 지역으로 나가서 상위 재료를 얻어야 한다는 뜻이다.
상위 재료가 나오는 지역은 강력한 몬스터들이 포진돼 있거나 '어둠의 장막'에 침식돼 있다. 어둠의 장막에 침식된 지역에서는 체류 시간 초과 시 즉사하며, 장막 탓에 시야가 제한된다. 이외에도 강력한 몬스터와 함정들이 즐비해 위험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와 같은 지역에서 안전하게 파밍 하려면 결국 캐릭터의 스펙이 중요하다. 던전, 고대 첨탑 등 탐험 콘텐츠에서 높은 등급의 무기를 획득하고, 방어구를 제작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이처럼 인슈라오디드는 캐릭터 육성과 제작 간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조율해 소외되는 콘텐츠가 없도록 설계했다.
크래프팅 자유도를 제한했다고 해서 건축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1M, 2M, 4M 등 크기에 맞는 건축 카테고리를 지원한다. 카테고리 내에는 토대, 넓은 벽, 문틀, 창틀, 계단식 벽, 지붕, 지붕 모서리 등 다양한 건축 블록이 있어서 나만의 거점을 만드는 재미가 있다.
■ RPG 요소와 협동으로 낭만 한 스푼
서바이벌 크래프팅 장르는 여러 사람이 모였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각자 역할을 나눠서 재료를 수급하고 보금자리를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슈라오디드는 크래프팅뿐만 아니라 탐험과 전투 콘텐츠에서도 '함께하는 재미'를 극대화했다.
넓은 맵에는 엘릭서의 우물, 첨탑, 고성 등 다양한 탐험 지역이 존재해 동료와 함께 공략하는 재미가 있다. 단순히 몬스터를 처치하는 것 외에도 보스 공략, 퍼즐 풀이 등 여러 방식으로 콘텐츠가 짜여 있어 매번 새로운 경험을 준다.
예를 들어 전사, 마법사, 궁수 등 각각 포지션을 나눠 다수의 몬스터와 전투를 벌이거나 동료가 몬스터의 어그로를 끄는 동안 다른 사람은 땅굴을 파서 보스에게 도달하는 최단 루트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간다.
포지션은 자신이 투자한 스킬 포인트에 따라 달라진다. 전사, 탱커, 전투 마법사, 치유사, 맹수 조련사, 대마법사 등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내키지 않는다면 하위 스킬을 여러 갈래로 투자해 팔방미인 캐릭터 육성도 가능하다.
■ 갓겜에도 옥에 티는 있다
인슈라오디드도 개선해야 할 단점들이 곳곳에 있다. 먼저 최적화가 꽤 거슬린다. 그래픽 퀄리티와 요구사양에 비해 프레임 드롭 현상이 굉장히 자주 발생했다. 플레이 타임이 길어질수록 프레임 드롭이 심해져서 중간에 게임을 다시 켜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다.
전투도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공격과 회피, 방어, 패링 등 기본적인 요소들은 갖췄으나 깊이를 잡지는 못했다. 단조로운 몬스터의 패턴과 '막고 때린다' 방식의 단순한 전투 흐름이 게임 내내 반복된다.
편의성도 아쉬웠다. '빠른 이동'을 이용해 원하는 제단으로 순간이동하는 기능은 만족스러웠으나 이외 기능은 2% 부족했다. 가령 건축물을 제작하려면 해당 재료를 인벤토리에 꼭 소지해야 한다.
서바이벌 크래프팅 게임은 장르 특성상 수많은 하위 재료가 존재한다. 모든 재료를 인벤토리에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보관함을 따로 제작해서 수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인슈라오디드는 건축물을 제작할 때마다 매번 재료를 꺼내 와야 해서 불편했다.
■ 정식 출시해도 무리 없는 완성도
인슈라오디드를 20시간 가량 플레이하면서 서바이벌 크래프팅의 묘미를 다시 한번 느꼈다. 얼리 액세스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크래프팅과 RPG 요소를 적절하게 섞어서 버리는 콘텐츠가 없도록 설계한 점이 돋보였다.
앞서 개선해야 할 점들을 언급했으나 프레임 드롭 현상을 제외하면 게임 플레이에 큰 방해는 되지 않았다. 얼리 액세스 단계인 것을 감안하면 개선의 여지도 충분하다.
유저들의 반응도 굉장히 좋다. 1월 30일 기준으로 1만 4000개 스팀 평가 달렸으며, '매우 긍정적' 등급을 받았다. 스팀 동접자 수도 12만 명을 돌파해 10위 권에 머물고 있다. 같은 장르인 팰월드의 기세가 무섭긴 하지만 개선점을 잘 보완한다면 충분히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서바이벌 크래프팅과 협동, RPG의 낭만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꼭 한번 플레이해 보는 것을 권한다.
1. 서바이벌 크래프팅과 RPG의 조화
2. 방대한 맵 속에 펼쳐진 탐험 요소
3. 동료와 함께할 때 극대화되는 게임성
1. 2% 부족한 편의성 기능
2. 플레이를 방해하는 프레임 드롭 현상
3.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번역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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