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알뜰폰을 개통했나?”
[앵커]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가 내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요금이 비교적 저렴하고 온라인으로도 개통할 수 있는 알뜰폰을 개통할 때 일어난 사례를 보실텐데, 보안 강화를 위해 이중으로 설치한 '2단계 본인 인증' 절차도 소용 없었습니다.
신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30대 이 모씨, 지난해 9월 신청한 적도 없는 알뜰폰이 자신의 명의로 개통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모 씨/개통 피해자 : "뉴스에도 보면 누군가의 명의로 휴대전화가 개설됐단 것들이 심상치 않게 일어나고... 더 의심됐던 거죠."]
통신사와 실랑이 끝에 받아낸 가입 서류입니다.
이름과 주민번호 등이 도용돼 있었습니다.
이 정보들만 있으면 1단계 인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씨인 척 알뜰폰에 가입한 사람은 '2단계 인증'까지 통과한 걸로 돼 있었습니다.
2단계 인증은 알뜰폰 가입 홈페이지에서뿐만 아니라 별도의 팝업 창에서 네이버, 카카오 등을 통한 본인 인증까지 추가로 받아야 합니다.
알뜰폰 업체 대부분에서 이 2단계 인증을 거쳐야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습니다.
[이 모 씨/개통 피해자 : "네이버 아이디로 들어가서 로그인 이력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확인해 봤거든요. 근데 그렇게 (네이버에) 로그인한 이력이 딱 특별히 있지는 않았어요."]
누가 이 씨 대신 폰을 개통했고, 어떻게 2단계 인증까지 통과했을까.
이 씨에게 넉 달 넘게 제대로 된 원인을 설명하지 못했던 업체는 KBS 취재가 시작되자, 개인정보 탈취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알뜰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이미 개통에 필요한 정보가 다 탈취됐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통신사(홈페이지)에 들어와서 개통하면 통신사는 방법이 없다는 거예요."]
그러나 탈취당했다고 하는 네이버 아이디는 이 씨가 평소 쓰는 아이디가 아닌, 모르는 아이디였습니다.
해당 알뜰폰 업체는 인증 절차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를 지난달 추가했다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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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수 기자 (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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