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타이거즈맨 베테랑 양현종이 28년 프랜차이즈 감독 뒷수습…"감독 공백, 캠프 초반은 괜찮다"

신원철 기자 2024. 1. 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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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종 ⓒ곽혜미 기자
▲ 양현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신원철 기자] 2007년 입단해 한 시즌 '미국 유학'을 빼면 타이거즈에서만 뛴 양현종이, 1996년부터 선수와 코치, 사령탑으로 오직 타이거즈에만 몸담았다 불명예 퇴진한 전 감독의 뒷수습에 나섰다. 선수단 동요를 막기 위해 "눈치 보거나 고개 숙이지 말자"고 당부하는 한편, "캠프 초반에는 감독님이 나설 상황이 많지 않다"며 사령탑 부재의 영향을 크게 받아들이지 않으려 애썼다.

KIA 타이거즈 호주 스프링캠프 선수단은 30일 오후 4시가 지난 시각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등장했다. 선수들은 공항까지 찾아온 팬들의 격려를 받으며, 한편으로는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굳은 표정으로 출국 수속에 나섰다. 출국하는 선수들 뒤로 김종국 전 감독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주장 나성범은 난처한 상황에서도 선수단의 동요를 막기 위해 "시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집중했다.

▲ 김종국, 장정석 ⓒ곽혜미 기자
▲ 김종국 전 감독 ⓒ곽혜미 기자

같은 시각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이 '뒷돈 수수' 혐의를 받은 채 구속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결과적으로 구속 영장은 기각됐으나 이 결정이 무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사 과정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일 뿐, 뒷돈이 오고갔다면 그것만으로도 야구계에서 두 사람은 이미 자격을 잃었다.

김종국 전 감독은 1996년 해태 타이거즈에 1차 지명 신인으로 입단해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2010년 선수 커리어를 마쳤다. 은퇴 후에는 바로 코치로 변신해 후배 육성에 나섰다. 지도자로도 퓨처스 팀에 머문 기간보다 1군에 있던 시간이 훨씬 긴 우수한 코치였다. 국가대표 코칭스태프로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KIA 타이거즈는 계약기간이 남아있던 맷 윌리엄스 전 감독(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코치)을 해임하고 김종국 당시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선택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구단과 선수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런데 김종국 전 감독은 프랜차이즈 출신이라는, 극소수의 야구인에게만 허락된 수식어를 금품 수수에 이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대가를 받고 능동적으로 돈을 받지 않았더라도, 받지 말아야 할 돈을 한 팀의 수장이라는 이유로 받았다면 그것만으로도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 김종국 전 감독(오른쪽) 선임 당시 장정석 전 단장. ⓒKIA 타이거즈
▲ 양현종은 팀의 존경 받는 리더이자 롤모델이다 ⓒKIA타이거즈

타이거즈맨의 일탈을 타이거즈맨이 수습해야 한다. 김종국 전 감독의 9년 후배 양현종은 베테랑 투수로서 후배들의 동요를 막아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 양현종은 30일 호주 출국에 앞서 "캠프에 가는 길이니까 이런 일로 눈치를 보거나 고개를 숙이거나 하기보다는, 무거운 분위기겠지만 캠프에 맞춰서 자기가 생각했던 각오 목표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비행기를 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스프링캠프 때는 솔직히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신다. 모든 결정은 감독님이 하시겠지만 스프링캠프 초반만큼은 감독님이 좀 나서거나 이런 상황이 많지 않다. 우리는 몸을 만들고 좋은 컨디션에 경기를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한다. 여러번 스프링캠프에 다녀왔지만 그 시기만큼은 선수들에게 많이 맡기는 시기다. 당장 우리에게 (감독 부재가)크게 와닿거나, 감독님 빈 자리를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을 하기에는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양현종도 어디까지나 캠프 초반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사령탑 공백이 장기화하면 선수들의 시즌 준비에도 영향이 갈 수 밖에 없다. 아직 정규시즌 중 맡게 될 보직, 포지션이 불분명한 선수들은 준비에 애를 먹기 마련이다. 주장 나성범은 그래서 "누가 오실지는 모르겠지만 (새 감독이)빨리 오셔서 팀을 다시 시작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구단을 향해 당부했다.

▲ 진갑용 KIA 타이거즈 감독대행 ⓒ 인천국제공항, 김민경 기자

KIA 구단은 진갑용 수석코치에게 스프링캠프 지휘를 맡겼지만 아직 '감독 대행' 타이틀까지 넘기지는 않았다. 대신 조속히 새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방향성만 밝혔을 뿐이다. 당분간은 코치들이 계획한 일정대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일정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선수들의 몫이 더욱 커지기도 했다.

양현종은 투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이의 가교를 자처했다. 그는 "투수 파트 코치님이 두 분 다 새로 바뀌셨다(정재훈, 이동걸 코치). 마무리 캠프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코치님 성향이나 성격을 잘 알테지만 1군 대부분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감독 경질로)부담스러운 분위기가 있겠지만 우선 나도 코치님도 서로 대화를 많이 해야한다. 어린 선수들도 그렇다. 대화를 많이 하면서 서서히 하나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코치님과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 내 몫이 크다고 생각한다. 코치님께 전할 말들은 선수들과 잘 상의하고, 또 코치님 얘기는 선수들에게 잘 전해서 기분 좋게 캠프를 마무리하고 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악재 속에서도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KIA는 지난해 정규시즌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으나 올해는 당당히 우승 후보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외국인 투수를 영입해 지난해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 부상으로 58경기 출전에 그쳤던 나성범은 건강하게 주장 마크를 달고 개막전을 기다린다. 양현종은 "작년 가을 야구 문앞까지 갔다가 떨어졌다. 연승을 달릴 때는 정말 어느 팀이랑 붙어도 이길 수 있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멤버들이 다시 돌아오고 정상적으로 가동된다면 작년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갈 거로 확신하고, 또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저도 그렇고 팬들도 그렇고,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항상 기대하고 있다. 항상 우리 팀의 문제점인 부상만 조심한다면 더 추운 날씨에 야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얘기했다.

▲ 양현종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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