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직격탄' 삼성SDI, 지난해 하반기 휘청… 위기 돌파 전략은

김동욱 기자 2024. 1. 31.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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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대 매출에도 영업익 감소… 하반기 부진 탓
기술 혁신, 가격 경쟁력 강화, 신규 고객 확보 '주력'
불황에 직면한 삼성SDI의 위기 돌파 전략이 주목된다. 사진은 최윤호 삼성SDI 사장. /사진=김은옥 기자
삼성SDI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축소됐다. 전기차 수요 부진 및 수익성 악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 성장이 꺾인 영향이다. 삼성SDI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초격차 기술력 확보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22조7083억원, 영업이익 1조6334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8% 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7% 하락했다.

삼성SDI 영업이익 하락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3%(5659억원→ 4960억원), 36.5%(4908억원→ 3118억원) 축소됐다. 상반기인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6.5%(3223억원→ 3754억원), 4.9%(4290억원→ 4502억원) 확대된 것과 대조된다.


수요 부진, IRA 혜택 부재, 수익성 악화 '삼중고'


지난해 3월 인터배터리 2023에 참가한 삼성SDI. /사진=김동욱 기자
하반기 부진은 전기차 시장이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 영역에 진입한 탓으로 관측된다. 삼성SDI가 주력하고 있는 유럽의 전기차 침투율이 일정 수준 오르면서 수요가 줄었다. 과거엔 신기술을 먼저 경험하고자 하는 얼리어답터 덕분에 전기차 가격이 높아도 판매가 늘었으나 일반 소비자들은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떨어져야 구매를 고려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공장이 없는 것도 부진 요인이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세액공제(AMPC) 혜택을 통해 영업이익 상승효과를 누리지만 삼성SDI는 미국 공장이 없어 AMPC 혜택을 받지 못한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에 대해 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셀을 엮어 모듈로 만들면 kWh당 10달러의 세액공제가 추가로 주어진다.

원자잿값 하락으로 배터리 판가가 내린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배터리 업체들은 통상 원자재 가격과 배터리 판가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원자잿값이 내리면 수익성이 악화하는 것. 전기차용 배터리 제작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은 지난해 최고치 대비 80%가량 하락했다. 니켈 가격도 1년 사이 절반 정도로 떨어졌다.


위기 극복 주력… 기술·가격·고객 다 잡는다


지난해 3월 인터배터리 2023에서 공개된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사진=김동욱 기자
삼성SDI는 시장 정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초격차 기술력 ▲코스트 혁신 ▲신규 고객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명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를 추진하고 양산 준비를 가속한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가격 경쟁력 확보와 신규고객 발굴에도 주력한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전고체 배터리 사업추진팀을 꾸렸다.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차세대 제품 및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전고체 배터리 사업추진팀은 올해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양산 성능을 확보하고 대용량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삼성SDI는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직 개화하지 않은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선점해나갈 예정이다.

원가 혁신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도 핵심 목표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원가 절감에 주력하고 있는 점을 감안, 중저가 제품을 적극 수주해 시장점유율을 늘린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 발전 정책으로 인한 신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리튬인산철(LFP)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중대형 전지의 경우 기존 고용량 프리미엄 모델인 P5(5세대)와 신규 제품인 P6(6세대)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해 유럽 중심의 고객 구조를 다각화한 삼성SDI는 올해에도 다양한 업체를 고객사로 맞이하기로 했다. 강점을 보유한 프리미엄 제품을 비롯, 엔트리 라인업 수주에 힘 쏟는다. 고객사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46파이(지름 46㎜인 원통형 배터리) 제품 등 폼팩터(제품 외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한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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