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동갑내기 전쟁 영웅 별세에 상심… "몹시 그리울 것"
81세 일기 별세… 바이든과 같은 1942년생
2023년 9월 직접 명예훈장 수여한 인연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그와 동갑인 베트남전 참전 영웅의 타계 소식에 극도의 슬픔을 표시했다. 마침 이 노병(老兵)은 대중의 뇌리에서 잊힐 뻔하다가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으로 전공을 세운 지 55년 만에 뒤늦게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받았다. 명예훈장은 미국에서 군인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에 해당한다.
미 언론이 보도한 부고 기사에 따르면 테일러는 테네시주(州) 채터누가 출신이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군 복무를 해왔다. 증조할아버지는 남북전쟁, 할아버지는 제1차 세계대전, 아버지와 삼촌들은 제2차 세계대전에 각각 참전했다. 본인도 가문의 전통에 따라 테네시 대학 재학 시절에 학생군사교육단(ROTC) 과정을 이수하고 1966년 졸업과 동시에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전쟁이 한창이었다. AH-1G 코브라 공격 헬기 조종사가 된 테일러도 1967년 베트남에 파병됐다. 장교 생활 3년차이던 1968년 6월의 어느 늦은 밤 그가 속한 부대는 조난 신고를 접수했다. 병사 4명으로 구성된 정찰대가 적군에 포위돼 위험한 상태이니 가서 수색을 하라는 명령이 하달됐다.
미군 정찰대의 정확한 위치를 몰랐고 칠흑같은 어둠 속이었으나 테일러는 일단 헬기를 몰고 출발했다. 얼마 후 정찰대와 교신이 이뤄졌다. 정찰대는 자신들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조명탄을 터뜨렸다. 적군에 포위된 상태에서 심각한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었으나 탈출하려면 그 방법밖에는 없었다.
테일러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4명은 그가 전역한 뒤에도 “훈장의 격을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테네시주를 지역구로 둔 연방의회 의원들을 붙들고 간절히 설득했다. 1968년 당시 테일러의 영웅적 행동을 지켜본 다른 장병들의 추가 증언도 잇따랐다.
결국 2023년 바이든 행정부는 테일러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전에서 공로를 세운 지 55년 만이었다. 훈장 수여식은 2023년 9월5일 백악관에서 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테일러를 애도하며 고인의 유족, 그리고 그가 베트남전쟁 당시 구조한 미군 정찰대원 4명과 그 가족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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