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반등에도 얼어붙은 설비투자… 삼성만 바라보는 소부장 기업

황민규 기자 2024. 1. 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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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올해 설비투자(CAPEX)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D램 선단 공정 중심으로 집행, 전체 투자 규모를 줄인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반도체 장비업계의 시선이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인 삼성전자에 쏠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D램 선단 공정과 HBM 관련 장비 발주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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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과 선단 공정 설비투자에 집중
낸드 등 범용 메모리 투자는 여전히 불투명
”국내 반도체 소부장, 올해 실적 양극화 가능성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의 한 부스에서 정밀 웨이퍼 이송장치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올해 설비투자(CAPEX)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D램 선단 공정 중심으로 집행, 전체 투자 규모를 줄인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반도체 장비업계의 시선이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인 삼성전자에 쏠리고 있다.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는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HBM과 D램 선단 공정에 대한 투자 확대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전체 설비투자 규모를 늘릴지는 미지수다. 반도체 시장 수요가 회복되는 추세지만,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향후 시장 상황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D램 선단 공정과 HBM 관련 장비 발주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가 대대적으로 HBM 생산능력(CAPA) 확장에 나서면서 세메스, 램리서치 등의 주요 장비사들이 대규모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메스에 수십대의 TC본더 발주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TC본더는 열 압착 본딩 장비로 D램을 적층하는 데 사용된다. HBM과 DDR5 D램 양산에 필수적인 장비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한미반도체에 수십대 규모의 TC 본더를 발주한 바 있다.

이에 반해 낸드플래시를 비롯한 범용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평택캠퍼스 신공장 장비 반입이 계속 늦춰지고 있으며, 다른 설비 업그레이드도 일정이 미뤄지거나 축소되는 분위기”라며 “HBM 장비 역시 HBM3E(5세대)로 넘어가면서 국산 대신 외산 장비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삼성전자가 전체 설비투자 규모를 늘리는 전략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선별적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수익성 중심으로 보수적인 출하량 전략을 취할 것”이라며 “생산 전략 역시 선단 중심의 미세공정 전환으로 보수적인 설비투자 로드맵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반도체 장비사들의 실적이 양극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HBM 설비투자 확대에 따라 한미반도체, 하나마이크론 등은 집중적인 수혜가 예상되지만 원익IPS, 주성엔지니어링, 케이씨텍을 비롯한 다수의 장비사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 기조 변화에 따라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누적 적자를 기록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서버 외에 일반 서버, PC 등 주요 매출처의 수요가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설비 투자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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