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플라스틱 더, 더"…열분해유 가격 치솟아도 기업들 앞다퉈 찾는다

최경민 기자 2024. 1. 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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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폐플라스틱 재활용 '게임 체인저'인 열분해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를 공급이 못 따라가는 상황 속에서, 고부가 사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앞다퉈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기업을 찾고 있기 때문에, '공급자 위주'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열분해유는 플라스틱 재활용율을 기존보다 높여, 공급난을 해소시킬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더욱 힘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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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폐플라스틱 재활용 '게임 체인저'인 열분해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를 공급이 못 따라가는 상황 속에서, 고부가 사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30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플라스틱 재활용 소재 공급은 2700만톤 정도로 관측된다. 수요(9600만톤)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2030년에는 수요 1억6500만톤, 공급 4500만톤으로 차이가 더 벌어질 게 유력하다.

코카콜라, 아디다스, 펩시코, 네슬레, 유니레버, 로레알, P&G,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내년부터 25~50% 수준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목표치를 정한 영향이다. 유럽 등 각 국도 2025년을 기준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목표를 현실화한다.

공급 부족 국면에서 주목받는 게 '도시유전'으로 불리는 플라스틱 열분해유다. 기존 방식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더러운 플라스틱부터 비닐까지를 모두 모아 300~800도 수준의 고온에 끓여 '원유'에 가까운 상태로 되돌린 것이다. 이를 활용해 납사 등 플라스틱 원료를 만들면 재활용 소재 공급을 늘리면서, 순환경제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니 열분해유 가격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열분해유의 가격은 1톤당 1900달러 수준으로 납사(700달러) 대비 약 2.7배 비쌌다. 그럼에도 수요는 꾸준하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유 공장을 아직 짓지 못했지만, 지난해에만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을 대상으로 4만톤 내외의 선판매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범용 사업 부진에 새로운 고부가가치 사업을 찾고 있는 정유·화학 기업들 입장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장이 된 것이다.

기업들은 속도를 내고 있다. 에쓰오일(S-OIL)은 지난 29일 열분해유 초도 물량의 정유 공정 투입을 시작했다. 대한블루에너지울산 등으로부터 받은 열분해유를 정유·화학 공장에서 처리해 친환경 납사·폴리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향후 2년 동안 원료의 혼합 비율을 조정해가면서 수율 변화 등을 평가하고, 친환경 제품 생산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세계 최초 플라스틱 종합 재활용 단지인 울산 ARC와 충남 당진에 열분해유 1·2공장을 짓고 있다. 울산 ARC에는 연 10만톤 규모의 열분해유 후처리 공장을 갖춘다. 1·2공장에서 만든 열분해유의 경우 후처리 공장에서 품질 개선 과정을 거친 후 석유화학공정에 투입한다. 영국 플라스틱 열분해 전문기업 플라스틱에너지와의 파트너십도 체결한 상태다.

GS칼텍스 역시 2025년 가동 시작을 목표로 전남 여수에 연 5만톤 규모의 열분해유 공장을 짓고 있다. LG화학은 당진에 연 2만톤 규모의 열분해유 공장을 올해 완공할 예정인데, 추후 시장 상황에 맞춰 증설을 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HD현대오일뱅크는 폐타이어를 활용, 열분해유를 정제해 타이어 원료로 쓰이는 납사·부타디엔·카본블랙·프로세스오일 등을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앞다퉈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기업을 찾고 있기 때문에, '공급자 위주'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열분해유는 플라스틱 재활용율을 기존보다 높여, 공급난을 해소시킬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더욱 힘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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