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로 편리해진 소상공인 정책, 누군가에겐 '장벽'[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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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만 할 수 있다는데 어떻게 신청하는지 몰라서 찾아왔어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정책자금 대출을 시작한 지난 29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소재 한 지역센터에는 67세의 자영업자 윤형선씨(가명)가 이른 아침부터 신청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자가 방문한 센터도 온라인 신청이 어려워 현장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안내 서류를 다수 준비했고 방문자의 신청까지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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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인터넷으로만 할 수 있다는데 어떻게 신청하는지 몰라서 찾아왔어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정책자금 대출을 시작한 지난 29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소재 한 지역센터에는 67세의 자영업자 윤형선씨(가명)가 이른 아침부터 신청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9시부터 문을 여는 센터를 방문하기 위해 1시간 전부터 집을 나섰다고 했다.
온라인으로만 접수하는데, 어째서 센터를 직접 찾아왔는지 묻는 말에 '어려워서'라는 간단명료하면서도 고단함이 묻어나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짧은 한마디에서 하소연 섞인 감정마저 느껴졌다.
2020년 8월, 코로나19를 이유로 소진공이 정책자금 신청에 비대면 방식을 도입한 지 3년6개월이 지났으나 윤씨와 같은 고령의 디지털 소외계층에게 '온라인'은 여전히 넓고 높은 장벽이었다.
소진공도 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센터도 온라인 신청이 어려워 현장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안내 서류를 다수 준비했고 방문자의 신청까지 도움을 줬다. 다만 이는 찾아왔을 때의 경우다. 온라인만으로 신청 방법이 획일화된 상황에서 찾아가도 별수 없을 것으로 지레짐작한 이들은 자식들이나 주변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을 것이다.
디지털화는 대다수를 편하게 만들었다. 특히 시간을 내서 업장을 비울 수 없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에겐 더더욱 유용한 방식이다. 그러나 대다수일 뿐 전부는 아니다. 이면에는 그 편리함을 되레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느끼는 이들도 있다.
공간 마련, 인력 배치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했을 때 쉽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전면 온라인화'가 아닌 오프라인을 병행하기만 했다면 소외당하는 사례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정부의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인터넷의 편리함에만 집중해 정책 수혜의 낙오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길 위의 호떡 파는 할머니도 가뭄의 단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섬세한 정책이 필요하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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