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까지 충분히 긴축 유지” 한목소리 낸 금통위원
금통위원 5명 모두 ‘물가 안정기 진입’ 강조
“물가 불확실성 해소될 때까지 긴축 지속”
물가상승률, 1년 이상 ‘목표치 상회’ 전망도
3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 1월 11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물가상황을 보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고수해 온 고금리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안착해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안착시키지 못할 경우 장기간 고통을 감수하며 쏟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사례를 과거의 경험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기준금리를 현재의 3.5% 수준에서 동결하고 고금리의 부작용은 필요시 유동성 공급 등 미시적 수단으로 적절히 대응하면서 대내외 금융·경제 상황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위원도 물가상승률의 목표 수준 안착 여부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해당 위원은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경로를 면밀히 점검해 가면서, 국내외 경제상황, 주요국 통화정책의 변화, 경기·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등을 고려해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물가가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한 기간 동안 긴축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국내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가격 하락, 여타 공업제품가격 상승폭 축소 등으로 낮아졌으며, 근원물가 상승률도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며 “향후 국내 물가는 기조적인 둔화흐름을 이어가겠으나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뿐 아니라 실물경제의 진행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위원은 국내 경제상황을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민간 소비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하고 건설투자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취업자수 증가폭도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가는 등 통화정책 긴축의 효과가 실물경제에 파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했다.
이어 “향후 경제 성장률은 실물부문에서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민간소비도 금년 중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팬데믹 이후 민간소비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설비투자 및 건설투자, 그리고 수출은 그 특성상 경로에 대한 전망 오차가 큰 편이기 때문에 향후 성장 경로에 대한 전망 불확실성이 과거에 비해 크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경로에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금융안정 상황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해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주요 지표를 면밀히 점검하며 긴축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한 위원은 “국내경기는 소비 회복 모멘텀이 약화되겠지만 글로벌 반도체 경기 반등에 힘입어 수출 및 설비투자 중심의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됨. 이에따라 금년중 성장은 지난 11월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수준이 아직 충분히 낮아졌다고 볼 수 없는 데다 경제주체들의 물가에 대한 민감도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여 잔존 가능성이 있는 가격조정 모멘텀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큰 폭 하락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의 영향을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과 관련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져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 위원은 추가 긴축의 필요성은 줄어들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위원은 “앞으로 경제성장세는 확대되나 수출과소비 부문간의 차별화가 심화되고, 물가는 기조적인 둔화흐름을 이어갈 것으로전망되어 추가적 긴축의 필요성은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소비자물가가 앞으로도 1년 이상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공급측면의 상방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는 만큼 상당기간 현재의 긴축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의 기조전환에 있어서는 인플레이션 압력둔화와 기대의 안정 여부를 우선시하면서, 국내 수요와 민간부채 상황 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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