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수익 못 낸다"...'단타 수렁'에 빠지는 투자자들

최두선 2024. 1. 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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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 있다. 중장기 수익성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면서 단기 차익을 노린 묻지마 투자에 자금이 몰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중 강세에도 제자리걸음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07% 소폭 하락한 채 마감했다. 2500선이 하루 만에 붕괴됐다.

이날 장중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동반 순매수가 이어지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장중 고점(2528.54) 대비 1.17% 하락하며 하루 변동 폭이 컸다.

최근 외국인이 순매수를 재개하며 코스피 상승 기대감이 커졌으나 여전히 연초 고점(2675.80) 대비 하락률은 6.61%에 달한다. 전고점 회복은 차치하고, 2500선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

코스피는 테슬라 반등에 따른 2차전지 밸류체인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미국 국채금리 및 환율 하락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됐다. 외국인은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기관이 4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연기금도 4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전일 정부의 주가 부양 정책에 따른 밸류업 프로그램에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보험(2.11%), 증권(1.66%) 등의 상승세가 지속됐다.

■전고점 회복에 10년 넘게 걸려
증시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우상향을 이끌 중장기 투자가 부재하다는 점을 우리 증시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시가총액 상위기업의 주가가 지지부진하고 새로운 모멘텀을 확보한 2차전지, 헬스케어 등의 업종도 꾸준한 우상향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코스피를 소비자물가(CPI)로 나눈 실질지수는 우려처럼 횡보하는 박스권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난 1995년, 2007년에 코스피에서 매수한 투자자라면 전고점 회복까지 각각 13년, 10년이 소요될 것"이라며 "실질 수익률 관점에서 코스피는 장기 투자매력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는 지난 2010년 이후 주가수익비율(PER) 장기 평균 관점에서 가장 부진한 상황에 처했다. 평균 PER은 10배로 전 세계 평균치 대비 32.7% 낮다. 신흥국 평균 대비로도 13.7% 할인된 상황이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일본, 독일, 중국 대비로도 낮은 것이 현실이다.

노 연구원은 "세계 주식시장 대비 한국의 상대 PER은 2005년 이후 평균 -1표준편차에 위치해 있다"며 "과거 대비 한국 주식시장 내 성장주의 비중이 늘었음에도 낮은 밸류에이션 문제는 바뀐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칼빼든 정부, 효과 있을까
정부는 지난 2022년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시해왔다. 이러한 기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월 초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을 발표했고, 지난 17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토론회에서 2025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 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범위 확대, 소액주주 권익보호 강화 등의 방침을 공개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은 주주환원 정책과 재무적 특성 때문이라는 결과를 공개했다. 최근 보고서에서는 한국 주식시장이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는 지표로 PBR을 사용했다.

한국투자증권 염동찬 연구원은 "정부는 주주환원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배당 확대
보다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이 주주환원 정책과 낮은 수익성 때문이라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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