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판 지연 간첩 피고인들 무단 퇴정, 방치한 판사 탓 크다
제주 간첩단 사건 피고인들이 기소된 지 9개월 만에 열린 첫 재판에서 25분 만에 무단 퇴정했다. 자신들의 요구를 재판장인 진재경 부장판사가 받아들이지 않자 변호인과 피고인이 단체로 나가 버린 것이다. “퇴정을 불허한다”는 재판장 명령도 무시해 버렸다. 감치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진 판사는 그냥 지켜봤다. 법정 권위를 무너뜨린 변호인과 피고인의 안하무인 행태도 문제지만 이를 방치한 판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피고인들은 신분 확인도 거부했다. 마스크를 쓰고 나온 피고인에게 재판장이 마스크를 벗고 일어서 달라고 하자 변호인이 재판장에게 “판사님이 와서 직접 신분증을 확인하라”고 했다. 결국 검찰이 신분증을 대신 확인해줬다. 민변 출신인 이 변호인은 2011년 북한 지령을 받아 활동한 간첩단인 ‘왕재산’ 사건의 변호를 맡았다가 핵심 증인에게 묵비권 행사를 종용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던 사람이다. 그런 변호인에게 판사가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고 있다.
이 사건 재판은 재판이라고 할 수 없는 지경이다. 작년 4월 기소된 피고인들은 재판 한번 안 받고 작년 9월 다 석방됐다. 이들은 국민참여재판 신청, 항고·재항고를 반복했다. 작년 11월에야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 결정이 나왔고, 그 사이 재판은 중단됐다. 6개월 구속 기간 내에 재판을 못 끝내면 피고인을 석방하게 돼 있다. 그 법을 이용해 사법을 농락하는데 판사가 이를 막지 못했다. 9개월 만에 열린 첫 재판에서 피고인들이 무단으로 나가 버리는데도 무력했다.
진 판사는 대법원의 국민참여재판 기각 결정이 나왔는데도 두 달 만에 첫 정식 재판을 잡았고, 피고인들이 무단 퇴정한 뒤 다음 재판도 한 달 뒤로 잡았다. 진 판사는 다음 달 법원 인사 때 교체 대상이라고 한다. 그러니 재판하는 척 시늉을 하며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다. 다른 간첩단 사건도 마찬가지다. 간첩 피고인들 재판 농락을 판사들이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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