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홍콩 미술계, 생태-여성주의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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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 말이면 아트페어 '아트바젤 홍콩' 개막을 맞아 아시아 컬렉터들이 홍콩으로 몰린다.
이들을 겨냥해 홍콩의 미술기관들도 다양한 전시를 준비하는데, 홍콩 센트럴의 복합문화공간 '타이쿤'에서는 생태주의와 여성주의를 앞세운 그룹전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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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터 겨냥한 전시회 잇달아
이 전시는 전 세계 예술가 30명의 작품 60여 점을 선보이며, 16점이 타이쿤 후원으로 제작한 신작이다. 전시 제목은 8세기 중국 민간설화 ‘백사전(白蛇傳)’에서 백사의 자매 청사(靑蛇)에서 따왔다.
전시 큐레이터 쉐탄은 “설화 속 청사가 여성의 주체성, 자매애, 유연한 젠더성을 의미해 현대 문학과 영화에서도 소재로 자주 다뤄졌다”고 설명했다. ‘백사전’의 청사가 여성주의를 상징한다는 뜻이다. 이어 “구불구불한 뱀의 형상이 흐르는 강물의 형태와 굽이치는 물의 에너지와 비슷하다는 점도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주제에 맞춰 전시장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미술관 입구 외부에 설치된 유세프 아그보올라의 작품 ‘미카―여덟 뿌리 신전’은 대나무와 손으로 짠 천을 이용해 인간의 폐 형상을 본떠 만든 설치 작품 속에 흙과 식물을 심었다. 사람의 몸처럼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계를 돌아보게 한다.
정식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작가 궈펑이는 동양 전통 치유법인 기공(氣功)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떠오르는 영감을 드로잉으로 표현했다. 호흡과 명상을 하면서 그려낸 인체와 자연의 형상들이 하나의 덩어리처럼 합쳐진 형태가 인상적이다. 홍콩 작가 자파 람은 중국 남부 민간신앙과 도교에서 등장하는 바다의 여신 마조(媽祖)를 재해석한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쉐탄 큐레이터는 “홍콩은 지난해 9월 139년 만에 가장 많은 폭우가 내려 ‘흑색 경보’가 울릴 정도로 이상기후를 겪었고 지금도 평년과 다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생태계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돌봄’과 ‘관심’, ‘연결성’ 등의 여성주의적 가치에서 돌아보자는 취지의 전시”라고 설명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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