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운보루 ‘HMM’ 매각 협상 잡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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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옛 현대상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의 인수 자격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진다.
지금까지는 주로 부산 시민단체와 HMM노조 중심의 문제제기였으나, HMM이 속한 글로벌 해운동맹마저 비슷한 목소리를 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최근 '디 얼라이언스'의 모 선사가 '하림이 인수하면 HMM을 신뢰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림과 함께 인수전에 참여했거나 조건이 안 맞아 미연에 포기했던 다른 기업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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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회수 중요하나 소탐대실 안돼
HMM(옛 현대상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의 인수 자격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진다. 지금까지는 주로 부산 시민단체와 HMM노조 중심의 문제제기였으나, HMM이 속한 글로벌 해운동맹마저 비슷한 목소리를 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최근 ‘디 얼라이언스’의 모 선사가 ‘하림이 인수하면 HMM을 신뢰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냈다는 것이다. 하림의 대외 신뢰도가 글로벌 선사와 맞지 않다는 게 요지다. 아직 확인된 바는 없지만 이것이 현실화할 가능성, 이후 야기될 결과를 예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하림을 향한 의구심은 자금 동원력과 경영 능력에서 비롯된다. 인수가로 제시한 6조4000억 원은 대부분 차입금이나 사모펀드 투자금이다. 거의 무자본 인수에 가깝다. 한때 자회사 유상증자를 고려했으나 소액주주 반발로 이마저 여의치 않다. 자금력이 없는 회사일수록 장기적인 투자보다 당장의 이익 실현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그런 조짐은 벌써부터 보인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가진 영구채의 주식 전환 3년 유예와 사모펀드 보유 지분 5년 내 매각 요구 등이 그것이다. 이러면 하림의 대주주 자격이 3년간 유지돼 배당금을 챙길 수 있게 된다. ‘먹튀’에 능한 사모펀드 이익에도 부합한다. HMM에는 10조 원 넘는 유보금이 있다. 이 돈이 해운물류 경쟁력 강화에 투입되지 않고 새 주인 주머니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HMM은 부산항과 부산신항을 모항으로 하는 국내 1위, 세계 8위 초대형 국적 컨테이너 선사다. HMM의 존립은 일개 민간기업 문제가 아니라 한국 해운물류산업의 근간과 동일시 된다. 가뜩이나 대외 여건이 나쁘다. 중동전쟁 때문에 물류난이 가중된 데다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글로벌 해운동맹에서 한국이 배제될 가능성마저 높아진 상황이다. 우리는 이미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을 잃은 경험이 있다. 이후 수출과 무역으로 먹고 사는 한국의 해운산업이 치른 대가는 혹독했다. 그런 사태가 재연되어서는 곤란하다.
산은과 해진공이 HMM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7조 원이다. 국민 세금을 온전히 회수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회수 자체에 집착하느라 큰 그림을 놓쳐서는 안 된다. 하림 측은 산은의 최초 매매 조건과는 다른 협상안을 내놓고 있다고 한다. 협상을 하다 보면 새로운 협상안이 제시될 수는 있다. 그러나 대전제나 기본틀이 깨져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하림과 함께 인수전에 참여했거나 조건이 안 맞아 미연에 포기했던 다른 기업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 산은은 원래 조건에 맞지 않으면 새로운 인수자를 찾고 그래도 안 되면 인수 조건을 변경하면 된다. 하림과의 본계약 협상이 다음달 6일까지 2주 연장됐다. 그 안에 지역 사회와 노조, 전문가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 조속한 매각이 아니라 제대로 된 매각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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