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써도 발표할 곳 드물어…부산 연극판 더 활성화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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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태어난 희곡이 연극 무대에 오르기까지 과정은 무척 험난하다.
일단 희곡 작품이 연극 공연으로 선정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어쩌다 지역 무대에 올라도 일회성 공연으로 끝나고 소멸해버리기 일쑤여서다.
그는 "요즘은 서울 공연무대에 올리기 위해 의뢰받은 작품을 쓰고 있다. 지역에는 글을 써도 발표할 곳이 (공모전 외에는) 드물다. 희곡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연극문화가 더 활성화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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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서 대사 살아날 때 뿌듯”
부산에서 태어난 희곡이 연극 무대에 오르기까지 과정은 무척 험난하다. 일단 희곡 작품이 연극 공연으로 선정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어쩌다 지역 무대에 올라도 일회성 공연으로 끝나고 소멸해버리기 일쑤여서다. 그럼에도 문학적 완성도와 연극적 특수성을 겸비한 희곡은 문학으로서 주요 가치를 지닌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극작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장막극 ‘바람을 일으키는 작은 손, 부채’(이하 부채)로 지난해 제10회 김문홍희곡상을 수상한 류수현(사진) 극작가는 서울과 경기 경북 부산 등에서 작품을 무대에 올린 경험이 있다. 직장 생활을 병행하면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내가 쓴 희곡의 대사가 배우의 입을 거쳐 연극무대에서 살아날 때 뿌듯하다. 작가였을 때도, 아니었을 때도, 글쓰기는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고 했다.
2009년 카페에서 ‘김문홍 희곡교실 모집 공고’를 본 것을 계기로 희곡에 발을 들여놓은 류 작가는 김문홍 극작가에게서 직접 희곡을 배웠고, 각종 공모전에 입상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2011년 ‘이녁 머리에선 향기가 나네’로 제32회 근로자문화예술제 문학부문 희곡 금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4년 목포문학상 희곡 신인상(단막극 ‘살고지고’) ▷2018년 제2회 부산창작희곡 공모전 대상(스트랜딩) ▷2020년 제3회 노작홍사용창작단막극제 희곡상(믹스와 아메리카노) 등을 받았다. 이 중 ‘살고 지고’는 관객 호응에 힘입어 부산 경기에 이어 서울 대학로에서도 3개월간 무대에 올랐다.
이번 수상작 ‘부채’는 일제강점기 가혹한 역사 속에서 평범한 사람이 겪어야 했던 고난을 통해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다시 한 번 환기한다. 위안부로 끌려갔다 해방 이후 조선에 돌아온 ‘분례’와 징병을 피하려고 만주로 갔다가 일본 앞잡이에 의해 부모를 잃은 ‘화평’이 주인공이다. 류 작가는 “위안부 역사에 대해 공부하던 중 한 위안부 할머니의 배에 새겨진 문신 사진을 봤다. 일본군이 새긴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직장생활을 병행하다 보니 1년에 한 작품 정도 내놓는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사고, 오컬트가 류 작가의 관심 분야다. 그는 “요즘은 서울 공연무대에 올리기 위해 의뢰받은 작품을 쓰고 있다. 지역에는 글을 써도 발표할 곳이 (공모전 외에는) 드물다. 희곡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연극문화가 더 활성화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류 작가가 희곡에 입문했던 ‘김문홍 아카데미’는 다음 달 15일까지 2024년도 수강생을 모집한다. 2007년부터 운영한 김문홍 극작 아카데미는 그간 60여 명의 극작가를 양성해 왔다. 12차례 강좌를 통해 희곡의 개요와 인물 창조법 등 창작 과정에 대해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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