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어반스케치] 우리 동네 제과점-삼미제빵소
새해 들어 한 달이 지났다. 세월은 달력의 숫자처럼 점점 궁핍하고 지나간 시간은 다시 채울 수 없다. 간소하게 살고 싶다. 수원천을 오랜만에 걸었다. 사색하며 걷는 망중한이 좋다. 사색은 흐르는 물처럼 작위적이지 않을 때 청량하다.
사색은 마음이 작동하는 발견이요 내 안의 여행이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그의 저서 사색 기행에서 ‘여행의 패턴은 여행의 자살이다. 여행의 본질은 발견에 있다. 일상성이라는 패턴을 벗어났을 때 내가 무엇을 발견하는지, 뭔가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데 있다’라고 했다. 걷고 사색하지 않으면 내 안의 나를 발견하지 못한다.
내친김에 동네 한 바퀴를 걸었다. 지나가며 늘 봤던 삼미제빵소가 눈에 들어왔다. 아담한 서양식 기와지붕과 좌우 대칭을 이루는 건물이 멋져 가끔 수강생들과 어반스케치를 해 봤던 소재이기도 했다. 진열장엔 몇 가지 빵이 놓여있다. 상투 과자와 마늘빵이 이 집의 주요 상품인 것 같다.
부근에 제빵소가 따로 있고 가끔 제빵 교육도 한다고 한다. 마늘빵 한 봉지와 커피 한 잔을 테이크아웃해 작업실로 돌아왔다. 난롯가에서 커피를 마신다. 그윽한 커피 향이 수묵처럼 번진다. 나른한 심신에 다시 한 달에 정성을 다하자고 다독인다. 적당한 카페인이 나를 깨운다. 안개가 걷히듯 선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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