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문송합니다’
‘문송합니다’라는 줄임말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문과라서 죄송하다는 뜻이란다.
이런 가운데 상위권 학생들이 모이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3학년 학급 중 70%가량이 이과 진학을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의 최근 분석 결과다. 당국이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을 통해 이과 쏠림을 해소하겠다고 나섰지만 과연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형 입시학원의 예측도 비슷하다. 올해 서울지역 자사고 중 학급편성 현황을 공개한 학교 16곳을 분석한 결과 166학급 중 113학급(68.1%)이 이과로 분류됐다. 문과는 53학급(31.9%)이었다. 지난해도 이들 학교 3학년 학급 중 이과는 68.6%였다. 전국단위 자사고 일곱 곳의 3학년 59학급 중 42학급(71.2%)이 이과로 지난해(72.1%)와 비슷한 비율이었다. 지방 지역단위 자사고 가운데는 이과 비율이 80%를 넘는 곳도 있었다.
이과 쏠림과 문과 기피 현상은 인문사회계열 졸업생들의 취업난과 달리 의약학 계열과 공대 졸업생들은 미래 소득과 취업률 등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022학년도부터 수능 수학영역이 ‘공통+선택과목’ 체제로 바뀌고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가 고착된 점도 수험생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떨어지면 원점수 만점자가 받는 표준점수(표준점수 최고점)는 높아진다.
이과 수학으로 불리는 ‘미적분’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문과 수학으로 불리는 ‘확률과 통계’보다 항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문과에서 대학 이과로 교차 진학한 학생은 고교·대학 모두 문과생인 학생보다 취업 후 더 높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래서 우수한 학생들이 의대로만 몰리고 있는 걸까. 우리 사회에서 문과가 몰락한다면 과연 뭐가 남을까.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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