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2인자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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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개그콘서트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 '나를 술푸게 하는 사람들'이란 코너에서 취객이 던진 말이다.
이 말은 "국가가 나한테 해 준 게 뭐가 있냐"는 대사와 함께 사람들의 입길에 많이 올랐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1등이 되기를 원한다.
이승만은 2인자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부정선거를 자행하는 바람에 4·19 혁명으로 비극적 종말을 맞았고, 박정희의 2인자 김종필은 끊임없이 견제를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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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개그콘서트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 ‘나를 술푸게 하는 사람들’이란 코너에서 취객이 던진 말이다. 이 말은 “국가가 나한테 해 준 게 뭐가 있냐”는 대사와 함께 사람들의 입길에 많이 올랐다. 술에 취한 사람이 뜬금없이 던진 말이지만, 승자독식, 국가 책임 부재 등 불합리한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풍자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1등이 되기를 원한다. 가장 앞서가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1등은 곧 1인자를 향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1인자가 되고 싶은 사람의 욕망은 민주사회라고 해도 바뀌지 않는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가능하고, 다수의 의견이 중시되는 사회에도 1인자는 존재한다. 국민의 선택을 전제로 하지만, 정부 수반인 대통령이라는 1인자의 존재가 이를 입증한다.
일반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 대표자는 경영에 따른 권한을 행사하고 최종 책임을 진다. 그가 기업의 1인자 지위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1인자의 권한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 하여간 1인자가 있다면, 2인자도 있는 법이다. 예로부터 영의정을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 下萬人之上)’이라 했는데, 왕을 제외하고는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니까 2인자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정치사의 2인자는 이승만의 이기붕, 박정희의 김종필, 전두환의 노태우 등이 있다. 이승만은 2인자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부정선거를 자행하는 바람에 4·19 혁명으로 비극적 종말을 맞았고, 박정희의 2인자 김종필은 끊임없이 견제를 받아야 했다. 전두환의 친구이자 2인자였던 노태우는 6월 민주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된 이후 가까스로 1인자가 될 수 있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간 갈등이 이슈가 됐다. 총선을 앞두고 여권 내에서 1인자와 2인자 간의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것이 권력의 속성일 텐데, ‘한동훈의 2인자 정치’는 어떻게 될까.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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