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타투부터 할머니 기획자까지, 다양성 반짝이는 지역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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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는 왜 한국에서만 금기인가요?"라는 날카로운 질문부터 "유일한 할머니 기획자"라는 통쾌함까지 소재와 참여 세대에서 다양성을 두루 갖춘 전시들이 춘천에서 이어진다.
춘천문화재단의 전시기획자 양성사업 '큐레이터 아카데미'를 수료한 작가 4명이 펼치는 기획 전시다.
■ 금기가 예술로 길창인 기획 '문신전-찬란하고 영원한' 춘천과 서울에서 활동 중인 타투이스트 10명이 참여하는 전시 '문신전-찬란하고 영원한'이 31일까지 춘천 명동지하상가 갤러리 상상언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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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 상상언더 ‘문신전’
금기시 됐던 ‘타투’ 외연 확장
2일부터 춘천미술관 ‘나이’ 주제
유일한 60대 기획자 참여 눈길
“타투는 왜 한국에서만 금기인가요?”라는 날카로운 질문부터 “유일한 할머니 기획자”라는 통쾌함까지… 소재와 참여 세대에서 다양성을 두루 갖춘 전시들이 춘천에서 이어진다. 춘천문화재단의 전시기획자 양성사업 ‘큐레이터 아카데미’를 수료한 작가 4명이 펼치는 기획 전시다. 내달까지 열리는 4가지 전시를 두 차례에 나눠 소개한다.
■ 금기가 예술로… 길창인 기획 ‘문신전-찬란하고 영원한’
춘천과 서울에서 활동 중인 타투이스트 10명이 참여하는 전시 ‘문신전-찬란하고 영원한’이 31일까지 춘천 명동지하상가 갤러리 상상언더에서 열린다. 국내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된 타투를 예술의 영역으로 바라본 전시다. 사람의 피부 위에 새긴 문자나 그림 등을 담은 사진 뿐 아니라 문신 스케치를 회화나 3D프린팅 조각 등 작품으로 구현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문신 시술 양성화 법안 논의가 이어진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 하위문화로 여겨졌던 국내 타투문화 환경에 대한 인식전환도 꾀한다. 타투이스트 ‘그리드’의 작품은 실제 수많은 사람들의 몸에 새겨졌던 문신도안을 콜라주해 하나의 회화로 완성했다.
길창인 기획자는 “타투를 예술로 인정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지만 한국에서는 타투이스트가 정식 직업으로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 문신에 관한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 작품으로 제시했을 때 사회적 반응도 경험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K-타투’라는 이름으로 국내 타투의 예술성도 조명받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길 기획자는 “타투 영역에 국내 타투이스트가 뛰어들면서 단순한 글씨나 문양을 넘어 한국인만의 손재주로 밀도 높은 타투들이 등장해 ‘K-타투’라는 이름이 생길 정도”라고 덧붙였다.
지역예술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길 기획자는 “지역 문화는 서울의 하위문화로 여겨지는 경향도 크다”며 “한정된 시각예술 환경에 새로운 장르를 소개함으로써 지역 예술의 외연 확장도 시도하고자 한다”고 했다.
■ 나이를 묻는다면… 심정숙 기획 ‘나ㅎ의 느낌’
40여년차 엄마인 심정숙(65)씨는 이번에 선정된 전시기획자 중 유일한 60대다. 회화와 영상 등을 두루 펼치는 전시 ‘나ㅎ의 느낌’은 내달 2∼7일 춘천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춘천지역의 부자지간 화가, 초등학생 영화감독, 엄마 그림책 작가 등이 참여하는 전시는 전세대를 두루 작가로 모셨다.
전시의 주제는 나이다. 전시 타이틀의 ‘나ㅎ’도 ‘나이’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심 기획자는 “60대이기에 가능한 시선이 있다고 생각했다. 소녀에서 엄마로, 다시 할머니로 살아오며 ‘나이듦’은 누구나 겪는 일이라는 점을 조명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구성원이 등장하는 영상도 눈길을 끈다. 인터뷰 영상 ‘머무르고 싶은 순간들’에는 춘천북부노인복지관 이용 어르신들의 모습이 담겼다. “살면서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 “살아오며 가장 기뻤던 순간”, “돌아가고 싶었던 시절” 등에 답하는 이들을 통해 인생의 의미도 되새긴다. 춘천지역 최서준·박단비·최세인 초등학생이 영화감독으로 참여한 영화도 있는데 시나리오부터 촬영, 편집까지 도맡은 작품들이다. 어른이 아닌 시선으로 바라본 ‘우정’, ‘협동’ 등의 모습이 다채롭게 담긴다.
엄마의 모습도 있다. 춘천 출신 오소리·유지연 그림책작가의 ‘노를 든 신부’, ‘엄마의 초상화’의 삽화에서는 여성으로서의 생애도 엿볼 수 있다. 심 기획자는 “MZ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전시를 고민하다보니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 엄마와 딸이 함께 방문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가 된다면 좋겠다”고 했다. 강주영 juyo9642@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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