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연구진, 공작새 깃털 원리 활용한 '색 바래지 않는 잉크' 개발

윤주영 기자 2024. 1. 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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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연구진이 실리콘 결정 나노입자를 활용해 색이 바래지 않는 잉크를 개발했다.

고베대학교 연구팀은 31일 실리콘 나노입자 잉크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 어플라이드 나노 매터리얼스(ACS Applied Nano Materials)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잉크는 구조색의 원리로 색을 낸다.

또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입자의 크기와 입자 사이의 거리 등을 분석해 발색 효율이 최적화되는 배열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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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도료 대체하면 도장 무게 10분의 1로 줄어"
일본 고베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실리콘 결정 나노입자를 적용한 잉크 샘플(크레딧 FUJII Minoru/KOBE UNIVERSITY)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일본 연구진이 실리콘 결정 나노입자를 활용해 색이 바래지 않는 잉크를 개발했다.

고베대학교 연구팀은 31일 실리콘 나노입자 잉크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 어플라이드 나노 매터리얼스(ACS Applied Nano Materials)에 발표했다.

태양빛 등 백색광은 다양한 파장의 빛이 섞여있다. 현재 많이 쓰이는 잉크는 빛의 일부를 흡수하고 나머지를 반사하는 방식으로 색을 낸다. 빛의 흡수와 반사가 긴시간 반복되는 과정에서 잉크의 화학구조가 파괴돼 색이 바랜다는 단점이 있었다.

예를 들어 붉은 잉크는 비교적 빨리 색을 잃는다. 에너지가 큰 푸른 영역대의 빛을 주로 흡수해 화학구조가 쉽게 변형되는 탓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잉크는 구조색의 원리로 색을 낸다.

구조색은 입자의 구조적 특징에 따라 빛이 산란·굴절·회절·간섭되며 색이 나타난다. 공작 깃털이 대표적인 구조색이다. 깃털 조직 자체는 별다른 색이 없지만 특유의 구조에 따라 다양한 색을 보인다.

구조색은 화학구조가 파괴되는 방식이 아니어서 기존 잉크에 비해 내구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는 '미 공명'(Mie Resonance)이라는 빛과 나노입자의 상호작용이 활용됐다.

미 공명은 입자가 빛의 파장 수준으로 작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미 공명 현상에 따라 빛의 파장과 비슷한 크기의 구형 입자가 특정 파장을 특히 강하게 반사하게 된다. 빛의 색은 파장에 따라 결정되므로 입자의 크기로 색을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개발된 잉크 혼탁액에는 100~200나노미터(㎚, 10억분의1m) 수준의 미세한 실리콘 결정 입자가 섞여있다. 입자가 작을수록 파랑 파장을 반사하고 클수록 빨강 파장을 반사하다.

구조색은 보는 각도에 따라 선명도나 색이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연구진은 개별 결정의 산란 효율을 높여 이를 극복해 산업 응용 가능성을 높였다.

또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입자의 크기와 입자 사이의 거리 등을 분석해 발색 효율이 최적화되는 배열도 밝혀냈다. 실리콘 입자 간에 적절한 거리를 둬야 의도된 발색을 해낼 수 있었다.

아울러 실리콘 입자가 작고 배열이 성겨 안료의 무게가 가볍다는 장점도 있다. 개발된 도료는 도포 면적 제곱미터(㎡)당 0.5g 미만이다.

연구에 참여한 스기모토 히로시 박사는 "무게만 수백킬로그램(kg)에 달하는 기존 비행기 도장을 대체하는 등에 적용될 수 있겠다"며 "적용될 시 도장 무게를 10분의 1 미만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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