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갈등’ 본질은 공천 파워게임[오늘과 내일/윤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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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함께 창밖을 바라봤다.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여전히 검사 후배로 생각한다면 갈등은 완전히 풀리지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리스크, 이를 제기한 김경율 비대위원 문제가 1차 갈등의 표면적 이유지만 이면은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파워게임이다.
한 위원장은 30일 '윤-한 갈등 봉합' 관련 질문에 "대통령과 저의 관계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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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나눠 본 적 없는 두 사람 관계 시험대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여전히 검사 후배로 생각한다면 갈등은 완전히 풀리지 않을 것이다. 총선을 70일 앞둔 두 사람 갈등의 본질은 여당 공천, 즉 권력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리스크, 이를 제기한 김경율 비대위원 문제가 1차 갈등의 표면적 이유지만 이면은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파워게임이다.
한 위원장은 17일 김 위원과 어깨동무를 하며 주먹을 치켜들었다. 그는 “이재명 사당으로 변질된 안타까운 민주당을 상징하는 얼굴이 정청래”라며 김 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직접 밝혔다. 김 위원은 그날 한 방송에 출연해 김 여사 리스크를 언급하며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을까.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이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감성이 폭발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이 김 위원의 마포을 출마 의지를 공개한 걸 보면서 공교롭게도 한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쓴 “사당화”라는 표현으로 한 위원장을 비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주변에 “한 위원장이 줄 세우기 사천을 하고 있다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통령을 뒷배 삼았다”는 표현을 썼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 자신의 신뢰를 이용해 자기 정치를 한다는 불신이다.
사퇴 요구 논란이 불거지기 이틀 전인 19일 밤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은 윤 대통령의 뜻이라며 “공천은 당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에게 공천 관련 특혜를 기대하지 말라”고 실명으로 밝혔다.
김 위원의 출마 의지를 직접 밝힌 하루 전날, 한 위원장은 이 대표 지역구 계양을 출마 의지를 밝힌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어깨동무를 했다. 주먹을 치켜드는 모습까지 김 위원 때와 비슷했다. 윤 대통령이 원 전 장관에 대해 사천 문제를 제기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비대위원장은 임시 관리인이니 중진들과 잘 상의해야 한다.” 한 위원장 취임 전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당부했다는 이 말에 윤 대통령의 속내가 담겨 있다고 본다. 임시 관리인이 자기 정치를 한다는 것. 사천 논란은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괘씸한 김경율을 사퇴시키라는 경고였을 것이다.
한 위원장이 취임 뒤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동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체되고 한 위원장 지지율은 급상승하는 디커플링이 생겼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의중을 당에 전해온 ‘찐윤’ 이철규 의원에게도 자신의 사무실에 자주 오지 말라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한다. 당에서는 윤 대통령이 꼭 챙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용산 참모들의 이름이 거론돼 왔다.
총선 앞 공천은 권력이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20여 년 인연이지만 그간 검사 선후배, 대통령과 장관 관계였다. 권력을 나눈 사이가 아니다. 1차 갈등은 봉합 수순이지만 갈등의 발단은 해결되지 않았다. 여권에서 완전한 봉합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에 이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 위원장은 30일 ‘윤-한 갈등 봉합’ 관련 질문에 “대통령과 저의 관계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후배에게 뒤통수 맞았다”는 윤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한 위원장의 바람이 쉽게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다.
윤완준 정치부장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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