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고령 리스크’ vs 트럼프 ‘법적 리스크’[세계의 눈/토머스 허버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는 민주당 내에서 별다른 도전을 받지 않고 있다. 다만 공개 행사 때마다 82세의 고령인 점과 이에 따른 이런저런 논란이 불거지면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78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재집권에 성공하면 취임날 기준 미 대통령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 되지만 그의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여론조사에서 50%의 지지율을 밑돌면서 제3후보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제3후보의 출마 시도는 성공하기가 어렵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에 관한 여론조사는 접전인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약간 앞서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보수파에서 매우 강력한 기반을 갖고 있다. 이는 주류 공화당원들의 일부 저항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승리하는 데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단적인 관점, 법적 위험 등은 대선 본선에서 그의 매력을 제한할 것이다.
대선 때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법원과 주법원의 여러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그는 이미 뉴욕주 법원에서 성폭행 명예훼손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또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등을 선동한 혐의로 형사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는 이런 법적 위험이 바이든 행정부의 정치적 박해라고 설득하는 데 일부 성공했다. 다만 당내 경선 과정에선 그런 주장이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대선 본선에선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효과적인 재선 전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미국 외교에 끼친 피해를 부각하는 것일 수 있다. 그의 무모한 외교정책은 국제질서를 위협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것은 미국 민주주의에 근본적인 도전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미국이 중국과의 패권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다뤄야 하는 만큼 전 세계가 바이든 대통령의 안정적인 손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또 성장률 상승, 고용 증가, 물가 하락, 주식시장 상승 등 최근 미 경제상황이 좋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바이든 재선 캠프 측은 경제지표 개선에 고무된 상태다.
결론적으로 나는 한국 독자들에게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선 여론조사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 것을 권한다. 11월 대선까지는 거의 1년이 남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닥뜨린 법적 위험을 고려하면 그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는 과거 선거에서 항상 승자였던 것은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큰 차이로 제쳤다. 2016년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총득표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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