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공중볼 못 따는 조규성, 일본 잡은 이라크...'우승 후보' 고전 이유는 '귀화 선수'에 있다

김아인 기자 2024. 1. 3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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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조규성이 말레이시아전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라크의 아이멘 후세인이 일본을 상대로 헤더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포포투=김아인]


이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유독 한국과 일본이 힘을 쓰지 못 하고 있다. 일본 매체가 그 이유가 '귀화 선수'에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던 한국.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이강인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에이스들을 앞세워 64년 만의 우승을 목표했다. 3번의 조별리그 경기를 모두 마친 한국. 과정은 충격의 연속이었다. 바레인에 고전하며 간신히 3-1로 승리했지만, 요르단에는 아쉬운 경기력으로 2-2로 비겼다. 말레이시아전에서도 위기를 거듭한 끝에 겨우 3-3 무승부를 거두며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라이벌 일본도 조별리그에서 고전한 건 마찬가지였다. 대표팀에 해외파만 20명이 넘는 최강 전력을 갖췄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1차전에서 베트남에 4-2 승리했지만, 경기 도중 역전을 허용하며 2-1로 끌려가기도 했다. 이라크와의 2차전에서는 42년 만에 1-2로 충격패를 당하며 굴욕을 맛봤다. 최종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1로 꺾은 일본도 조 2위를 확정하며 16강으로 향했다.


유독 이변이 많은 대회이기도 하지만, 한국과 일본 모두 예상과 다르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월드컵에서 헤더로만 한국 최초 멀티골을 달성한 조규성은 요르단전에서 공중볼 경합 4차례 중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일본 역시 이라크전에서 189cm인 아이멘 후세인의 멀티 헤더 골에 무릎 꿇었다.


사진=게티이미지. 한국이 경기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일본의 이토 준야.

일본 매체 '풋볼리스타'가 이에 대한 원인이 '귀화 선수'에 있다는 흥미로은 분석을 남겼다. 매체는 “카타르는 축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지난 2005년 오일 머니를 앞세워 유럽에서 뛰고 있던 브라질 선수 아일톤, 데데, 레안드로의 귀화를 추진했다. 이에 국제축구연맹(FIFA)은 귀화하는 선수는 적어도 2년간 그 나라에 살았거나 그곳에성 태어난 부모 또는 조부모가 있어야 한다고 급히 규정했다”고 운을 뗐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는 이중 국적을 갖고 태어난 선수들이 많다.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하면서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경우에 따라 원하는 국적을 선택하는 경우가 흔하다. 프랑스 축구 대표팀은 과거 식민지였던 알제리, 세네갈 등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을 활용해 왔다. 대표적으로 지네딘 지단, 파트리크 비에라, 마르셀 드사이 등이 있었다.


매체는 “이러한 흐름은 드디어 오랜 세월 동안 세계에 뒤쳐져 있다고 한탄해 온 아시아 축구계에도 밀려오고 있다. 최근에는 축구 강국과 아시아 국적을 동시에 가진 선수들이 잇따라 아시아 국가대표팀을 선택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컵은 특히 그 수가 증가했다. 프랑스와 비슷한 형태로 국제화의 물결을 일으키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만난 3개국에서도 귀화선수는 많이 존재하고 있었다. 베트남 대표팀 골키퍼 필립 은구엔은 베트남인 아버지와 체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슬로바키아에서 활약한 192cm 장신이다. 체코 대표팀에 소집된 경력이 있지만, 이후 베트남을 선택했고 데뷔전인 일본전에서 좋은 세이브를 연발했다”고 전달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라크와 요르단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라크의 유세프 아민이 일본의 이토 히로키와 경합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매체는 이중 국적을 선택한 선수로 이라크의 유세프 아민(독일, U-19 대표팀 출신), 지단 이크발(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소년팀 출신), 프란스 푸트로스(덴마크, U-21 대표팀 출신) 등을 언급했다. 이들은 모두 유소년 시절을 유럽에서 보낸 경력을 갖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역시 황희찬의 울버햄튼 U-21팀에서 뛰고 있는 저스틴 후브너 등이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축구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호주 정도가 우승 후보로 꼽히곤 했다. 그러나 오일 머니로 강력한 투자를 지속해 온 중동 국가들이 급격히 발전했고, 여기에 동남아시아도 그간 약소했던 피지컬이 좋아지면서 공중볼 경합이나 몸싸움 등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중 국적을 통해 귀화 선수가 늘면서 여러모로 아시아 축구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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