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트럼프 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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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미 대통령 선거 때 내건 슬로건이다.
트럼프는 이달 중순 미 공화당 대선후보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행사장에서 마가가 적힌 모자를 쓰고 무대에 올라 승리를 따냈다.
무역협회는 어제 트럼프 재집권 때 미·중간 경제적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철회 등으로 한국기업에 끼칠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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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기침하면 세계는 감기에 걸린다. 얼마 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외국 정부들이 겁을 먹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발표한 공약집 ‘어젠다47’에서 “우리는 (안보 분야에서) 바보같이 돈을 많이 썼고 아주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국익을 최우선시하는 외교정책을 부활하겠다”고 했다. 최근에는 중국을 적성국가로 분류해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했다. 또 “모든 종류의 자동차가 미국에서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며 수입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뜻도 밝혔다. 트럼프 포비아가 현실화하면 우크라이나와 중동전쟁 등 국제정세가 혼돈에 빠지고 세계 경제 질서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가실 줄 모른다.
한국도 큰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미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저서 ‘격노’에 따르면 트럼프는 집권하자마자 북한을 멸망시킬 계획을 내놓으라고 미군을 들볶았고, 2017년 12월 주한미군 가족들의 철수명령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가 재집권을 하면 과거처럼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하거나 미 전략자산전개와 군사훈련비용 등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할 게 뻔하다. 미국이 비핵화 대신 북한의 핵무기를 용인하고 군축협상에 나서지 말란 법도 없다.
경제 충격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미·중 통상전쟁 격화로 중국 제품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우리의 대중 수출도 치명상을 입게 된다. 무역협회는 어제 트럼프 재집권 때 미·중간 경제적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철회 등으로 한국기업에 끼칠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제 트럼프 2기가 몰고 올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할 때다. 외교·안보·경제에 걸친 국가전략을 재점검하고 최악의 상황에도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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