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산율 낮은 이유 알겠네”…NYT 기자가 쓴 2주 800만원 산후조리원 체험기

한국의 산후조리원은 세계 최고의 산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세계 최저 출산율을 설명하는 데에도 일조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조명했다.

뉴욕타임스(NYT) 서울지국의 로레타 찰턴 에디터는 28일(현지시간) 서울에서 출산한 뒤 2주간 산후조리원(Joriwon)에서 지낸 경험을 기사로 소개했다.

찰튼 에디터는 한밤중 산모들이 모유 수유를 하고 간호사가 아기를 데려가면 산모는 개인 방으로 돌아가 잠을 자는 모습을 묘사하며 “수면은 한국 산후조리원이 제공하는 사치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산모는 출산 후 몇 주간 호텔과 같은 시설에서 보살핌을 받는다”며 “하루에 세 번 신선한 식사를 제공하고 얼굴 관리, 마사지, 육아 수업이 있으며 간호사가 24시간 아기를 돌봐준다”고 설명했다.

고급 조리원은 간호사, 영양사, 소아과 의사는 물론 수유 전문가와 필라테스 강사 등을 채용하며 돌봄의 질을 높여 산모를 끌어모았다.

찰튼 에디터는 “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보이자마자 예약을 신청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조리원의 매력 중 하나는 또래의 아기를 둔 다른 초보 엄마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오는 3월 출산을 앞둔 임산부와의 인터뷰를 덧붙였다. 친구들의 추천으로 조리원을 선택했다는 이 임산부는 “사람들은 조리원에서 좋은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하는데, 이는 아이의 일생에 걸쳐 이어진다”며 “아이가 같은 사회적 계층의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찰턴 에디터는 산후조리원 입소 비용이 시간에 따라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한다는 점도 주목했다.

그는 자신이 지냈던 산후조리원에서 얼굴·전신 마사지 등을 받지 않았음에도 6000달러(약 800만원) 넘는 비용이 들었다고 했다.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조리원에서 만난 산모들과 맺은 관계가 자녀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산모가 비싼 조리원을 추천받아 가게 된다고 그는 전했다.

조리원 비용도 비싼데, 심지어 이는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전체 비용 중에는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고 찰튼 에디터는 지적했다. 그는 “이는 한국의 출산율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찰턴 에디터는 한국식 산후조리 서비스를 미국에서 누리면 좋겠다는 한국계 미국인의 희망도 전했다. 그러면서도 “조리원의 산후조리 수준은 정말 훌륭하지만 그 기간은 2주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출산을 꺼리는 이유는 그 이후의 삶 때문”이라고 한 다른 한국 여성의 발언도 함께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