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전 KIA 감독 구속영장 기각···“물의 야기한 데 책임 통감, 구속 필요 없다”

김은진 기자 2024. 1. 3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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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종국 전 감독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3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1.30. 정지윤 선임기자



김종국 전 KIA 감독(51)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밤 배임수재 혐의를 받는 김 전 감독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함께 청구된 장정석 전 KIA 단장에 대한 구속영장 역시 기각됐다.

유창훈 부장판사는 영장실질심사 뒤 “증거인멸 내지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의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또 “금품수수 시기 이전의 구단에 대한 광고 후원 실태와 후원업체의 광고 후원 내역·시기 등 일련의 후원 과정 및 피의자들의 관여 행위 등을 살펴볼 때 수수 금품이 부정한 청탁의 대가인지 여부에 관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수사기관에 확보된 증거자료가 충분하고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이 물의를 야기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전 감독은 KIA 구단 후원 업체인 모 커피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왔다. 이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KIA가 지난 28일 김 감독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사건이 공론화 됐다.

29일에는 검찰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사실과 함께 김종국 감독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자세히 언론에 노출하기 시작했다. 이에 KIA는 이날 오후 늦게 김종국 감독을 해임한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김 전 감독이 구단 후원 업체로부터 1억원대를 받고 그 대가로 해당 업체가 구단 후원 업체로 선정되는 등 ‘특혜’를 받도록 힘썼다고 보고 있다. 김 전 감독은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했고, 김 전 감독을 해임한 KIA 구단 역시 감독이 후원 업체 선정 과정에 개입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하고 있다.

선수 계약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2023년 3월 KIA에서 해임된 장정석 전 단장도 같은 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아 같은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이 나란히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프로야구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은 모두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두해 영장실질심사를 거쳤고, 이날 밤 늦게 영장이 기각되면서 구속 수사는 피할 수 있게 됐다.

프로야구 최초로 현역 감독이 구단으로부터 직무정지 되고, 구속영장 청구로 인해 ‘품위 손상’으로 결국 해임되는 사태로 KIA는 쑥대밭이 된 채 30일 선수단이 호주 캔버라로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KIA 선수단은 물론 KBO리그가 김 전 감독의 구속 여부에 시선을 집중했고, 일단 불행 중 다행으로 프로야구 감독의 구속 사태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게 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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