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밭 된 KIA, 수습할 새 인물 ‘백지 상태’
“내부 승격·외부 영입 모두 고려” 프랜차이즈 스타 이종범 거론
단시간 팀 수습 가능한 카리스마·현장 감각 유지한 지도자 필요
프로야구 KIA가 갑작스러운 감독 공백 상태를 맞아 새 사령탑 선임 작업에 나선다. 스프링캠프 시작과 함께 감독이 없는 상황을 맞은 KIA는 비상사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KIA는 지난 29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종국 감독을 해임했다. 28일 직무정지 조치 뒤 검찰 수사 경과를 지켜보며 최종 거취를 결정하려던 KIA는 29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오후 늦게 해임을 전격 결정했다.
이제 국면은 KIA의 새 사령탑 선임으로 전환됐다. 누가 선임될 것인지에 시선이 쏠리면서 KIA 대표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종범 전 LG 코치 등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KIA는 완전히 백지 상태다.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당황한 모습이다. 심재학 KIA 단장은 29일 “지금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내부 승격과 외부 영입 다 열어놓고 후보군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KIA 선수단은 30일 전지훈련지인 호주 캔버라로 출국했다.
한 가지 원칙은 있다. 심 단장은 “당연히 기존 코치진은 그대로 간다”고 했다. 새 사령탑으로 어떤 인물이 오더라도 이미 스프링캠프까지 떠난 마당에 올해 1년은 기존 코치진의 도움을 받아 KIA를 지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어느 정도 현장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지도자를 원하는 눈치다. 원하는 코치와 선수를 모아 자신의 팀을 꾸리고 나름의 준비를 할 시간이 없어, 이미 꾸려진 KIA를 맡아 잘 운영해줄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장 감각이 필요하다면 현역 지도자들이 우선순위다. 그러나 각 구단이 코칭스태프 구성을 모두 마치고 시즌 준비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타 구단에서 영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재야에 있는 경험 많은 지도자들이 1순위가 될 수밖에 없는데 최근까지 현장에 있었던 인물이 많지는 않다. 지난 시즌 뒤 LG에서 나온 타이거즈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 이종범 전 코치의 이름이 벌써 나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이 전 코치 역시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아들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함께 미국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이정후 에이전시는 이정후가 2월1일 출국한다고 이날 밝혔다.
어쩌면 내부 승격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그러나 KIA에는 현재 무엇보다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 쑥대밭이 된 팀 상황과 분위기를 짧은 시간 안에 수습할 수 있는 강한 감독이 필요한데, 현재 분위기상 KIA 내부에서 찾기는 쉽지가 않다. 일단 심 단장이 내부 의견을 수렴해 재야 및 내부까지 망라한 감독 후보자들을 추린 뒤 모기업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KIA는 2월20일까지 호주 캔버라에서 1차 훈련을 한 뒤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 3월5일까지 2차 훈련을 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새 감독이 호주 훈련을 마치기 전 팀에 합류하는 것이지만 어느 때보다 더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하는 터라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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