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한파 내몰린 유기동물…“보호시설 열악”
[KBS 청주] [앵커]
낮에는 추위가 잠시 누그러졌다가도 밤에는 영하권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인에게 버려졌다가 각고 끝에 보호소에 맡겨진 동물들은 열악한 시설에서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는데요.
현장 K, 이자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보은군 속리산면에 있는 한 유기견 보호소입니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유기견 15마리가 지내고 있습니다.
늦은 밤부터 이른 새벽, 영하권의 매서운 추위를 막아주는 건 얇은 비닐과 볏짚뿐입니다.
추위를 막아줄 비닐마저도 이렇게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한파에 몸을 웅크린 개들이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 보호소는 보은군이 근처 마을 주민 한 명에게 위탁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 해 운영비 1,500여만 원만으로는 제대로 된 전담 시설 건립은커녕 시설을 근근이 유지하기도 벅찹니다.
[보은군 관계자 : "맡으시겠다는 분들을 찾기가 어려워서 애로사항들이 있습니다. 군비만으로 동물보호센터를 짓기는 좀 어렵고…. 부지 확보 문제도 있어서 많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청주시가 직접 운영하는 또 다른 시설을 찾아가 봤습니다.
이곳 역시 버려진 개와 고양이를 돌보는 반려동물보호센터입니다.
야외 시설에 있는 동물들이 추위에 몸을 떱니다.
보온등을 설치했지만, 한파를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이 시설은 최대 170여 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지만, 유기 동물이 갈수록 늘어 현재 220여 마리를 돌보고 있습니다.
전부 내부에 둘 수 없어 50여 마리는 야외에서 지냅니다.
한 해 예산 2억 원은 모두 사료비와 치료비 등 최소한의 기본 경비에 투입됩니다.
난방 때문에 전기료가 두 배 이상 드는 겨울철은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최완규/청주시 동물보호팀 주무관 : "센터 운영에 제일 필요한 건 예산 부분인거죠. 지금보다 더 예산이 늘어날 수만 있다면 시설이라든지 보호할 수 있는 마리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고요."]
한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 업체가 추산한 충북의 유기동물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4천 5백여 마리나 됩니다.
전국적으로는 해마다 11만 마리 이상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연보라/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 본부장 : "유기동물 보호 관리, 이런 보호소 쪽 예산은 정체돼있는 것 같아요. 정말 추울 때 더 보호 관리 비용이 들어가잖아요. 조금만 그때 더 (예산) 투입이 됐으면 좋겠어요."]
한때 누군가의 가족이자 친구였다가 갑자기 세상에 버려진 동물들.
유기동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안락하게 돌볼 관심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이자현 기자 (intere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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