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곳 보장’ 법 개정했지만…현장은 더 ‘열악’
[KBS 부산] [앵커]
부산시 산하기관의 직원 휴게시설이 대부분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노동자들의 쉴 곳 보장을 위해 법까지 개정됐지만, 예외 조항이 많아 오히려 근무 여건을 더 열악하게 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김아르내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가도로 아래, 컨테이너 두 채가 놓여 있습니다.
가로수 관리와 청소 업무를 하는 직원들의 휴게시설입니다.
큰 길 바로 옆에 있다 보니 소음은 물론, 시꺼먼 먼지가 쌓여 문을 열 수 없습니다.
수도시설은 고장 나 온수도 나오지 않습니다.
[직원/음성변조 : "작업을 하다 보면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데 그 땀이 그대로 말라버리거나, 냄새가 많이 나는 겁니다."]
휴게실에는 화장실이 없다 보니 무단횡단을 해야 볼일을 볼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작업자들은 간이 화장실까지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화명생태공원 청소 직원들의 휴게실.
컨테이너를 반으로 나눠 남녀 휴게실로 쓰는 데다 불법 건축물이라 언제 철거될지 모릅니다.
[화명생태공원 관계자/음성변조 : "작년에도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데 진행 중이니 그게 이제 더뎌지다 보니까 지금 하절기를 지금 두 번 지나왔거든요."]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휴게시설의 크기와 위치, 온·습도, 조명까지 세밀한 기준을 정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전면 시행됐지만, 예외 조항을 둔 게 문제입니다.
야외에서 일하는 현장 노동자의 임시 휴게시설과 3백 제곱미터 이하의 소규모 사업장은 이 기준을 일부만 적용해도 되기 때문.
결국, 앞선 두 사례는 법망을 피하게 된 겁니다.
[이기태/공인노무사 : "제도 자체는 건강권 확대라는 측면이 있는데 예외 조항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법 제도 이외의 사각지대들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아마 그런 점이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부산시청 공무직 노조는 자체 조사 결과, 부산시 산하기관 29곳 중 26곳이 휴게시설을 제대로 운영, 관리하지 않고 있다며 법 취지를 살리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희나
김아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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