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진료 포기’ 속출…의료 공백 어쩌나
[KBS 부산] [앵커]
부산의 합계출산율이 전국 최하위 수준입니다.
이런 저출생으로 인해 분만 진료를 포기하는 산부인과 병원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의료 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심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습니다.
장성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 기장군의 한 산부인과 중점 병원.
개원 6년 만에 다음주부터 분만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저출생 영향으로 분만 건수가 크게 줄어든데다, 분만이라는 특성상 24시간 비상 대기할 의료진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기존 산모들은 해운대구와 금정구까지, 병원을 옮겨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병원 이용 임신부 : "다른 병원에서는 35주차까지만 전원을 받아주는 입장이라고 하더라고요. 원래 병원은 5분 정도 거리였는데 지금은 터널도 넘어야 하고 한 25분에서 30분 정도 걸립니다."]
같은 재단의 산부인과 중점병원도 조만간 분만과 관련한 진료를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자들에게 5월까지만 분만 진료를 하겠다고 알리고 내부적으로 종료 시기를 조율 중입니다.
두 곳 병원 모두 비교적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신도시에 위치해 분만 진료를 한 만큼, 부산의 저출생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부산에서 매년 태어나는 출생아 수가 10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비슷한 기간 분만 진료가 가능한 산부인과도 44곳에서 26곳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사상구와 중구, 영도구에는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 병원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손성대/대한산부인과의사회 부산지회장 : "(우리 병원에서도) 분만이 300건에서 350건, 한 달에. 그런데 최근 지난해 12월에는 65건 정도 했고, 한 달에 평균 지금 80~90건 밖에 안 돼요. 얼마나 많이 떨어졌습니까. 이게(저출생 문제가) 그렇게 심각하다고요."]
부산시는 1시간 내 이동가능한 분만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앞으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장성길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희나
장성길 기자 (skj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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