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뒤집은 농어촌공사, 왜?..."농업용수 공장 공급 중단하라"
[앵커]
한국농어촌공사는 전남 담양에 있는 제지공장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로 계약이 끝났는데도, 주민과의 약속을 손바닥처럼 뒤집고 여전히 물을 대주고 있는데요,
민원이 해결되지 않으면, 물 공급을 하지 않겠다던 입장이 바뀌면서,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오선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남 담양의 제지공장은 지난 2021년 한국농어촌공사와 담양호의 물을 사용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하루에 8천여 톤의 물을 공급받기로 한 기간은 이미 지난해 12월로 끝난 상태,
그동안 제지공장은 불법 증축과 국유지 무단 점유, 폐수 방류 적발 등이 잇따르면서 갖가지 민원이 잇따랐습니다.
[이규현 / 전라남도의회 농수산위원회 의원 : 85건 이상의 불법 건축물이랄지 위법 행위들이 다 적시가 됐고, 그리고 지금 폐수나 다이옥신 문제나 이런 부분도….]
한국농어촌공사는 제지 공장 측에 민원을 해결하고 대체 수원을 확보하라고 여러 차례 알렸고, 계약 만료 한 달 전에는 재계약 불가 공문까지 보내기도 했습니다.
[김종일 / 전 한국농어촌공사 담양지사장(지난해 11월 29일) : 우리 지침이나 규정에 다수의 민원 발생, 분쟁 유발 그 우려가 있을 경우 사용허가 제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아마 그 조항에 의거해서 처리가 될 것으로….]
하지만 용수 공급에 대한 농어촌공사의 입장이 갑자기 바뀌었습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 3일 제지공장에 하루 3천6백 톤의 물을 공급하는 6개월 임시 계약을 새로 맺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담양지사 관계자 : 환경적인 것은 솔직히 말하면 우리가 전문 기관이 아니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 지금 물을 준다, 안 준다, 결정한 상태가 아니고요. 잠시 보류를 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전문기관에 한번 자문받아 보겠다는 거예요.]
시민단체와 지역민들은 전남 나주에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본사 앞까지 가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었습니다.
[박남례 / 담양 환경대책연대 부회장 : 절대 주민들 의견 없이는 (물을) 안 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서면으로도 했거든요. 농어촌공사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농어촌공사입니까?]
농어촌공사는 제지공장이 지역에서 나오는 폐지를 소화하고 있고, 공장 종사자의 생계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제3의 기관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
[인터뷰 : 김판규 / 한솔페이퍼텍 폐쇄·이전 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더 미루지 말고 어떤 외압을 받았더라도 이런 것은 주민들과 약속을 또 공문으로 약속했으므로 처음에 약속했던 것을 이행해주시기 바랍니다."
공장 부근의 전남 담양 지역 주민들은 다음 달 국회 등을 찾아 용수 공급 중단을 촉구하는 2천여 명의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YTN 오선열입니다.
YTN 오선열 (ohsy5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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