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어촌 민박’, 부침 많아도 5년 새 1500곳 늘었다
작년 말 기준 6000곳 육박
매년 수백곳 폐업도 잦아
제주지역 농어촌 민박이 5년 사이 3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제주도가 공개한 숙박시설 현황을 보면 2023년 12월 기준 제주에서 운영 중인 숙박업소는 7274곳, 객실 수는 7만9402실로 집계됐다. 업소 기준으로 2019년 12월(5632곳)보다 29.1% 늘어난 수치다. 객실은 7.2%(5338실) 늘어 8만실에 육박하고 있다.
코로나19 등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 숙박시설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농어촌 민박의 영향이 크다. 농어촌 주민이 소유하거나 거주하는 주택에서 숙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 사업이다. 농어촌 주민의 소득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인 만큼 신고제로 운영돼 진입장벽이 낮다.
농어촌 민박은 2019년 12월 기준 4273곳에서 2023년 12월 5790곳으로, 무려 1517곳(35.5%) 늘었다. 객실로 보면 2193실이 증가했다.
특히 제주는 민박이 가능한 농어촌 범위도 넓은 편이다. 실제 농어촌인 읍면 지역 이외에도 도심으로 인식되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 지역 중에서도 각각 19개, 20개 지역이 농어촌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기간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로 몰린 데다 소규모로 묵을 수 있는 민박 형태의 숙박업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진 것 역시 농어촌 민박의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급증하면서 농어촌 민박의 주요 고객이었던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행이 줄어든 만큼 늘어난 숙박시설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은 1266만명으로, 전년보다 8.3% 줄었다.
실제 농어촌 민박은 매해 수백곳이 폐업하는 등 부침이 잦은 분야다. 지난해에만 243곳(603실), 2022년 357곳(867실)이 폐업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농어촌 민박은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농어촌 주민의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행정에서는 신고를 받고 조건에 맞는다면 수리한다”면서 “다른 숙박업에 비해 절차가 간단해 창업으로 쉽게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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