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피공간에 20시간 갇힌 노인…'SOS'로 살아
[뉴스리뷰]
[앵커]
추운 겨울 속옷 차림으로 아파트 대피공간에 갇힌 노인이 20시간 만에 구출된 일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노인과 이웃, 경찰의 기지가 한 데 모여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한웅희 기자입니다.
[기자]
여느 때처럼 집에서 아이를 보던 최희숙 씨는 지난달 1일 창밖으로 수상한 물체를 목격했습니다.
길게 묶인 옷가지가 아파트 맞은편 동 창밖에서 휘날리는 상황.
의아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중 'SOS' 표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전날에도 몇 차례 불빛이 반짝였던 게 생각이 나면서 곧장 112에 신고했습니다.
<최희숙 / 최초 신고자> "무의식중에 봤는데 창문이 조금 열리고 닫히면서 SOS가 생겼더라고요. 너무 놀라서 어떡하지 하다 112 신고를 한 거죠."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근 지구대가 최단 시간 출동하는 '코드1'을 발령했습니다.
15층부터 일일이 확인한 끝에 인기척이 없는 28층을 구조 대상으로 특정했습니다.
<임용훈 / 인천 도화지구대 4팀장> "화장실까지 집 안을 다 확인했는데도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마침 주방 좌측에 비상대피공간이 있었는데 그쪽에서 여기요 하는 말소리하고 쿵쿵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어요."
대피공간에 갇혀 있던 건 70대 노인 A씨.
혼자 사는 A씨는 창문을 열려고 대피공간에 들어갔다 방화문이 잠기면서 20시간 넘게 갇혔습니다.
추운 날씨 속옷 차림으로 2평 남짓한 공간에 휴대전화도 없이 갇힌 A씨는 상자를 칼로 긁어 SOS 표시를 만들고 라이터를 껐다 켜는 등의 방법으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임용훈 / 인천 도화지구대 4팀장> "저도 이런 사건은 처음이었지만, 할아버지 입장에서는 정말 난감하셨을 텐데 기지를 발휘하셔서 저희가 출동해서 신속하게 구조가 돼서 정말 다행입니다."
노인과 이웃, 경찰의 기지가 한 데 모인 이번 사건은 경찰청 SNS에 소개되며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hlight@yna.co.kr)
#아파트 #SOS #대피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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