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추락한 수송기 블랙박스서 ‘격추’ 확인돼”
우크라이나 포로 65명을 태운 채 추락한 러시아군 수송기의 블랙박스에서 ‘외부 충격’이 있었다는 기록이 나왔다고 타스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러시아 관계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추락한 수송기 조종석에서 회수한 음성·비행 정보 기록 장치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구조당국은 당시 현장에서 수송기의 비행 데이터와 음성 기록이 저장된 블랙박스 2개를 발견해 조사관에게 인계한 바 있다.
이 소식통은 “블랙박스 데이터를 통해 수송기 추락에 관한 다른 모든 가능성이 배제되고 외부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즉 공중에서 격추됐다는 것으로, 모든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어 “블랙박스 분석 작업이 거의 완료 단계에 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4일 오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가까운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일류신(IL)-76 수송기가 추락해 전원 사망했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이 수송기에는 러시아 포로와 교환될 예정이었던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호송요원 3명 등 74명이 타고 있었다.
러시아는 이 사건을 두고 우크라이나가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러시아는 수송기 안에 콜로틸로프카 검문소에서 러시아 포로와 교환될 우크라이나 포로가 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의도적으로 수송기를 격추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포로 탑승 여부를 포함한 러시아 측 주장 자체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러시아의 정보전일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또 이번 사고와 관련한 러시아 당국의 조사가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에서는 당초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를 인용해 수송기가 우크라이나군에 공격받은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후 사실이 아니라며 정정 보도를 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외교관 원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수송기를 격추하는데 사용한 서방 무기의 출처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제적인 조사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그 국제적인 조사는 어디에 있는가”라면서 “우리는 자체적으로 조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완전히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 대통령 골프 라운딩 논란…“트럼프 외교 준비” 대 “그 시간에 공부를”
- “남잔데 숙대 지원했다”···교수님이 재워주는 ‘숙면여대’ 대박 비결은
- [스경X이슈] 반성문 소용無, ‘3아웃’ 박상민도 집유인데 김호중은 실형··· ‘괘씸죄’ 통했다
- 구미 전 여친 살해한 범인, 34세 서동하 신상공개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배가 너무 고파서…” 빈집 들어가 김치 훔친 노숙자
- 한동훈 대표와 가족 명의로 수백건…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의 정체는?
- “그는 사실상 대통령이 아니다” 1인 시국선언한 장학사…교육청은 “법률 위반 검토”
- ‘검찰개혁 선봉’ 박은정, 혁신당 탄핵추진위 사임···왜?
- 또 아파트 지하주차장 ‘벤츠 전기차 화재’에…주민 수십명 대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