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된다지만 '반쪽짜리' 상병수당…"아프면 관두라는 회사 막을 법부터"
다치거나 아파서 일을 하기 어려울 때 정부가 치료에 집중하라며 소득을 지원해 주는 '상병수당'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직 보완해야 할 게 많고, 아파도 쉬지 못하는 노동자가 많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카페를 운영하던 60대 전모 씨는 지난해 암에 걸려 일을 못하게 됐습니다.
다행히 상병수당 제도를 알게 돼 90일 동안 약 420만원을 받았습니다.
[전모 씨/상병수당 수급자 : 벌어야 사는데 그 돈이 큰 힘이 되더라고요. 나을 수 있을 때까지 어느 정도 도움이 많이 된다는 생각에서.]
상병수당은 업무와 관련 없는 질병이나 부상으로 일할 수 없을 때 정부가 소득을 일부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2025년 전국 도입을 목표로 10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인데, 올해 4곳이 더 늘어납니다.
유급 병가를 보장하는 사업장이 극히 일부에 불과한 탓에, 무급 병가를 낼 수 밖에 없는 노동자의 생계 공백을 채우자는 취지입니다.
당장의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최저임금의 60% 수준에 불과한 점은 한계로 꼽힙니다.
[이모 씨/상병수당 수급자 : 실업급여처럼 최저시급을 주는 게 낫지 않나. 아파서 그러면 더 힘든 상황 아니에요. 솔직히.]
또 지급 대상이 65세 미만 취업자라 질병과 빈곤에 더 취약한 노인 노동자가 소외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파도 쉴 수 없는 일터 관행이 바뀌지 않으면 큰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암 판정을 받은 30대 A씨는 병가를 요청했다 되레 퇴사 요구를 받았습니다.
[A씨/사무직 노동자 : (퇴사를 거부했더니 상사가) '그만두지 않을 거면 일을 더 줘도 되겠냐. 앞으로 더 많이 줄 텐데 각오 돼 있지?' 병 걸렸을 때 휴직 기간을 보장해주는 제도가 마련돼야 나중에 상병수당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병가 규정이 따로 없는 지금의 근로기준법부터 손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혜주/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 아프면 휴가 내고 쉬고 회복된 다음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상병에 의한 휴가시 해고를 금지하는 기초적인 부분이 논의되지 않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영상디자인 김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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