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다 아는 ‘홈쇼핑 퀸’ 정체가?…최단기 매출 1조 신기록 썼다는데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4. 1. 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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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은 '장사'를 하지 말고 '상품에 대한 충분한 전달자'가 되자는 거예요. 방송 시작 전 주문을 외우고 시작합니다. 고객 어려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이죠."

지난 29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데뷔 47년 차 방송인 왕영은 씨(65·사진)는 단일 프로그램 기준 업계 최단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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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미 언니’ 방송인 왕영은 씨
팬카페 가입자 16만명 활용
방송 시작한지 5년만에 달성
회당 43억원씩 팔며 최단기록
“상품 정해지면 한달 써보고
내돈내산할 만한 것만 팔죠”
방송인 왕영은씨. [사진 출처=현대홈쇼핑]
“원칙은 ‘장사’를 하지 말고 ‘상품에 대한 충분한 전달자’가 되자는 거예요. 방송 시작 전 주문을 외우고 시작합니다. 고객 어려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이죠.”

지난 29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데뷔 47년 차 방송인 왕영은 씨(65·사진)는 단일 프로그램 기준 업계 최단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달 왕 씨는 현대홈쇼핑의 TV 생방송 프로그램 ‘왕영은의 톡투게더’로 누적 매출액(취급고 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18년 12월 1일 첫 방송 후 5년 만에 이룬 성취로 업계 최단 기록에 해당한다. 260회 방송하면서 올린 회당 평균 매출액은 43억원에 달한다.

상품에 대한 충분한 전달자라는 원칙을 위해 그가 세운 세칙은 ‘내 돈 주고 살만한 물건만 팔자’였다. 업계에선 이미 소문난 톡투게더의 ‘1·1·20’ 법칙이 탄생한 배경이다. 왕 씨는 분류별 100개가 넘는 상품 중 최고로 인정할 수 있는 1개 상품을 선정하고 최장 1년 이상 직접 사용한다. 상품을 확정하면 회사는 최소 20억원 이상의 물량을 발주한다. 그는 “내 본령은 쇼호스트가 아니고 방송인이기에 ‘No’라고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매주 화요일마다 왕 씨를 포함해 PD, MD 등이 모여 진행하는 상품 전략 회의는 치열한 설전이 끊이질 않는다. 판매할 상품을 결정한 후에 대본 한 줄, 스튜디오에 세울 안내판, 자막 문구와 위치, 상품의 가격과 구성, 추가 할인 혜택 등을 놓고 끊임없는 논쟁이 오간다. 왕 씨는 “1~2개월에 걸쳐 준비하는 2시간짜리 생방송 준비에 최소 4개월에서 최장 1년까지 걸린다”고 설명했다.

왕 씨의 원칙은 강한 팬덤으로 돌아왔다. 그를 따르는 고객 커뮤니티인 ‘왕톡 카페’의 가입자는 16만명에 달한다. 그가 방송 중 시청자와 소통하는 채널인 ‘방송톡’의 메시지 건수는 매회 7000개를 훌쩍 넘는다. 다른 방송 평균치(약 1000개)의 약 7배다. 시청자의 90%를 차지하는 40~60대의 여성 고객들은 왕 씨의 열렬한 지지자들이다. 지난해 구매자의 재구매율은 무려 70%다. 전년 대비해서도 7%P가 늘었다.

1981년 MBC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의 1대 뽀미 언니로 얼굴을 알린 왕 씨는 홈쇼핑 ‘파워 셀럽’ 시대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1994년 은퇴를 선언했던 그는 육아에 전념하다 10년간의 경력 단절을 보내고 2007년 홈쇼핑과 우연히 만나게 됐다. 왕 씨는 “홈쇼핑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스스로 부끄러워할 일은 하지 않겠다는 자존심으로 업계에서 17년을 버텼다”고 회고했다.

그는 장수의 비결로 불필요한 욕심을 부리지 않은 걸 꼽았다. 왕 씨는 “저는 일주일에 딱 하루만 방송하고 있다”면서 “고객을 겸허하게 만나는 방송인으로서, 토요일 아침에만 볼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진행자로서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해온 게 장수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왕 씨는 쇼핑 채널의 다양화 속에서 경쟁이 격화할 때도 본질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 돈 주고 살만한 물건’을 까다롭게 엄선하는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내가 돈 주고 살만한 물건인가’를 꼼꼼히 검증한 상품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간다면 왕톡에 가입한 16만명의 회원처럼 믿고 사주는 고객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왕 씨는 단순히 홈쇼핑업계가 조건·혜택을 나열하는 방송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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