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와인 한 물 갔다”...블룸버그가 밝힌 올해 글로벌 와인 트렌드

한경제 2024. 1. 3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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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와인 업계에서 기후변화가 ‘상수’로 자리 잡으며 올해 와인 업계에서는 ‘다양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폭염, 산불, 홍수 등 해마다 반복되는 이상기후에 대응하려면 전통적인 와인 생산에 머물러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와 더불어 와인 시장은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다. 올해는 화이트 와인, 무알코올, 로봇 소믈리에 등의 키워드에 주목할만하다고 블룸버그의 와인 칼럼니스트 엘린 맥코이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레드보단 화이트 선호...스파클링도 인기

엘린 맥코이 와인 칼럼니스트는 글로벌 소비자들의 취향이 화이트 와인으로 옮겨갔다고 밝혔다. 산뜻하고 시큼한 소비뇽 블랑이 더 많이 소비될 것이라는 게 그의 관측이다. 2021년 기준 전 세계에서 소비된 와인의 절반 이상은 화이트 또는 로제 와인이었으며, 화이트 와인의 주 소비국은 미국이었다.

맥코이는 “이탈리아의 에트나산, 론 밸리 등 레드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에서도 여태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화이트 와인을 더 강조하고 있다”며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화이트 와인 생산국인 칠레에서는 라베린토, 타발리, 비냐 레이다 등의 와이너리들이 (화이트 와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는 인구도 점차 늘고 있다. 음료 산업 분석업체 IWSR은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는 미국인의 수가 2019년 대비 2022년에 30%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의 약 25%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스파클링 와인을 선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은 샴페인 이외에도 프로세코, 펫낫(pét-nats) 등 다양한 스파클링 와인을 즐기고 있다. 와인을 즐기지 않던 사람들도 스프리츠 칵테일이나 하드 셀처 등을 통해 탄산이 있는 술을 선호하게 됐다. 맥코이 칼럼니스트는 “오리건주에서는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버블리를 생산하는 와인 메이커의 수가 2018년 대비 현재 4배로 증가했다”며 “세계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스파클링 와인 취급을 확대하자 영국 켄트에 위치한 채플 다운 와이너리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14%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 챙기는 소비자...무알코올·저도수가 대세

엘린 맥코이 칼럼니스트는 무알코올 및 저도수 와인이 더 많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강을 신경 쓰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 7월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34세 사이의 미국인 중 절반 이상이 “적당한 음주도 건강에 좋지 않다”고 답변했다.

IWSR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무알코올 및 저알콜 카테고리가 15%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독일에서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무알코올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만 100개에 달하고,  아르헨티나의 유명 와인 메이커 수자나 발보 또한 저알콜 와인을 연구 및 개발하고 있다.

 “이상기후 대비하자”...혼합 발효·대체 품종에 주목

이제는 일상이 된 이상 기후에 와인 메이커들은 저마다의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적포도와 백포도를 함께 발효시켜 차갑게 마실 수 있는 레드 와인을 생산하거나, 그뤼너 벨트리너 품종을 사과와 함께 발효하는 등 혼합 발효가 관찰된다. 포도에 향료를 첨가해 와인을 만들기도 한다. 맥코이는 “서리나 가뭄으로 포도 수확량이 감소하더라도 양조장에서는 여전히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의 한 포도밭(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와이너리와 와인 판매업체가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상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로 지목된다. 와인 구매 시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와이너리의 게스트 스위트 숙박권, 특별 시음회 초청권을 제공하는 식이다.

 인공지능 활용 늘려

올해 와인업계에서 인공지능(AI)의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맥코이는 “포도밭에서 잔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혁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도 포도밭 관리를 위해 빛의 세기와 토양 온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로봇이 잔디를 깎고 수확한 포도를 와이너리로 운반하는 등 그 역할이 커졌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로봇이 와인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단계에 다다랐다고 맥코이는 전했다. 이미 미국 나파밸리의 마리아 콘체토 와이너리 시음실에서는 로봇 소믈리에 ‘로비노비노(RobinoVino)’가 카베르네 와인을 따르고 있다. 머지 않아 와인을 추천하도록 프로그램화 될 예정이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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