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만남' 카카오·SM의 뒤엉킨 욕망…하이브 방시혁도 수백억대 손실 [TEN초점]

[텐아시아=최지예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와 하이브가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SM 역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빠진 3.0 세대 이후 심한 내홍을 앓고 있다. 결과적으로 누구 하나 승리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 인수전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카카오는 SM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되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검찰 송치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과 공모해 지난해 2월16~17일, 27~28일 사이 SM에 대한 기업지배권 경쟁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총 2400억여원을 투입해 553회에 걸쳐 에스엠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 이상으로 상승·고정시키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카카오엔터는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도 불거졌다. 이와 관련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이 배임 혐의를 받고 있으며, 아내인 배우 윤정희 역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선상에 올랐다.

SM의 경우 카카오의 시세 조종 의혹과 무관할 수 없는데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떠난 이후 경영진이 단행한 인수 합병 관련 카카오의 매서운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SM은 지난해 9월 10x엔터테인먼트(텐엑스엔터)와 더허브·스튜디오클론 등을 22억원에 인수했는데, 텐엑스엔터의 경우 소속 연예인이 그룹 스트레이키즈 출신 김우진 단 한 명이고, 보유 현금 역시 300여 만원에 불과했다. 이를 두고 SM 경영진이 제대로된 가치 평가 없이 친분에 따라 인수를 결정했다는 말이 나왔다. 이밖에도 SM은 더허브·스튜디오클론 등의 법인 인수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카카오와 상의가 없었다고 전해졌다. 

카카오는 장철혁 대표, 이성수 최고A&R책임자, 탁영준 최고운영책임자 등 최고위 임원 및 경영진의 PC 등을 포렌식하는 등 강도 높은 감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SM 내부에서는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카카오는 정당한 회계 감사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업계는 해당 인수건 관련 임원진들의 경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추후 리더십 이슈를 비롯해 내부적 문제로 인해 SM의 불안 요소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는 카카오의 SM 인수를 두고 '잘못된 만남'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던 카카오엔터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부재 속 사세 확장을 꾀하던 SM의 욕망이 뒤엉키면서 결국 서로에게 독이된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다. 

SM 인수전의 피해자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빼놓을 수 없다. 하이브는 이수만 의장은 이수전 당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주당 12만원에 4000억원 규모(15.78%)의 지분을 사들였다. 이후 인수에 성공한 카카오에게 주당 15만원에 주식에 일부 매각하긴 했지만, 절반 이상의 분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16만원대까지 치솟았던 SM 주식은 최근 반토막이 났다. 30일 기준 SM 주식은 7만7800원에 마감했다. 최근 K팝 정점론이 불거지면서 엔터주는 연일 약세다. SM과 YG엔터테인먼트는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나아가 내홍을 겪고 있는 SM 주가는 향후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방시혁 의장도 수백억의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