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아들 집단폭행한 '촉법소년'... "아이 어떻게 보호하나" 부모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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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아들이 또래 7명에게 폭행을 당했지만 가해자 대부분이 촉법소년(형사책임연령인 14세 미만)이어서 처벌이 어렵다고 토로한 부모의 사연이 알려졌다.
현행법상 촉법소년은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으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명령 등의 보호처분만 받는다.
이에 정부는 2022년 12월 촉법소년 연령을 기존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의 소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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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촉법소년 범죄 1만9,654건 최대
중학생 아들이 또래 7명에게 폭행을 당했지만 가해자 대부분이 촉법소년(형사책임연령인 14세 미만)이어서 처벌이 어렵다고 토로한 부모의 사연이 알려졌다.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희 아들이 집단폭행을 당했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의 부모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최근 아들이 상가 구석진 곳에서 집단폭행당하는 걸 누가 신고해줘서 경찰이 출동했다"며 "부랴부랴 경찰서에 갔더니 아들은 만신창이였고 양쪽 귀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한쪽 귀는 퉁퉁 부어 손도 못 댈 정도였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아들 B군은 당시 10대 7명에게 둘러싸여 2시간가량 맞았다.
가해자들은 돈을 빼앗고 사이버불링(온라인상 집단적 괴롭힘)을 하는 등 B군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사건 발생 며칠 전부터 B군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메시지를 보내 계좌 비밀번호를 받아낸 뒤 통장 잔액을 모두 빼갔다. 이들은 "오늘까지 30만 원을 갖고 오지 않으면 옥상에서 뛰어내리라"는 협박도 했다. B군의 휴대폰을 뺏어 본인들이 보낸 협박 메시지를 삭제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A씨는 "이게 중학생들이 할 짓인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B군은 사건 당일 폭행을 예상하고 동생의 휴대폰을 가져가 녹음했다. A씨는 "녹음 듣다가 진짜 그 새끼들 찾아가서 죽여버리고 싶었다. 대부분이 우리 애가 일방적으로 맞는 소리였다"며 "이번 일 경찰 신고하면 잠시 보호처분 받고 나서 죽여버린다고 보복 협박 예고도 하더라"라고 분노했다.
A씨는 "아이가 보복당할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당장 다음 주 개학인데 어떻게 아이를 지켜줘야 할지 걱정이다"라고 호소했다.
7명의 가해자 중 5명은 촉법소년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촉법소년은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으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명령 등의 보호처분만 받는다. 보호처분은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A씨는 "정신적, 신체적 보상 안 받고 그냥 처벌받게 해줄 수는 없나. 형사 사건이라 어찌 되는지 아는 게 없어 답답하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누리꾼들은 "상해·심리상담 진단서를 떼고 카톡 내역과 주변 CCTV 화면 등 증거를 모아놔라", "합의 없이 처벌만 원하면 공탁금 불수리 신청해라"라는 등의 조언을 전했다.
이 같은 촉법소년 범죄는 지난해 1만9,654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촉법소년 범죄 건수는 2018년 7,364건에서 2019년 8,615건, 2020년 9,606건, 2021년 1만1,677건, 2022년 1만6,435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2년 12월 촉법소년 연령을 기존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의 소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만 국가인권위원회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관련 "국제인권기준이 요구하는 소년의 사회 복귀와 회복의 관점에 반할 뿐 아니라 소년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를 위한 실효적 대안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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