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신문에 “늘 정진상 내세우고 뒤에 숨었잖나”

방극렬 기자 2024. 1. 3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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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수법 잘 아는 만큼 피해가는 법도 잘 알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남강호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0일 ‘대장동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항상 정진상(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씨를 내세우고 뒤에 숨는다”고 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 재판에서 유씨는 자신을 직접 신문하는 이 대표에게 이같이 말하며 설전을 벌였다. 이 재판의 첫 증인으로 채택된 유씨는 이날까지 7차례 증인으로 출석하며 이 대표와 수차례 충돌했다.

유씨는 법정에서 2013년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에게 3억원을 요구하면서, 이를 이 대표의 측근 정진상씨와 공유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간부 회의 때 ‘업자들하고 어울리면 언젠가는 반드시 걸린다’고 한 이야기를 들은 적 있지 않느냐”고 묻자 유씨는 “여러 번 하셨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그런데도 증인은 ‘(남욱에게) 3억원을 요구하자’는 말을 정진상에게 했다는 것이냐”고 지적했고, 유씨는 “시장님, 그러면 제가 내준 호텔을 왜 가셨냐”며 받아쳤다. 이어 “부산 호텔 가실 때 제가 (비용을) 낸 거 몰랐습니까. 영수증도 있는데”라고 했다. 유씨는 이 대표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후 부산 해운대의 호텔에 체류하며 쓴 휴가비 등을 자신의 돈으로 냈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표는 또 “(성남시장 시절) 수사 기법에 대한 얘기도 여러 번 했다”며 “대장동 등 개발 사업은 수사를 받으니 절차에 어긋나거나 문제될 소지 만들면 안 된다고 한 것을 기억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유씨는 이에 언성을 높이며 “시장님은 수법을 잘 아는 만큼 피해가는 법도 잘 아시는 듯하다”며 “항상 정진상씨를 내세우고 뒤에 숨으니 자기에게는 (수사가) 오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

유씨는 이날 자신이 이 대표의 선거 운동을 비공식적으로 돕던 ‘별동 부대’ 역할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 대표 변호인이 유씨에게 “(이 대표의) 2018년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캠프,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캠프, 2022년 대선 캠프에 참여한 사실이 없죠”라고 묻자, 그는 “캠프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제가 어떻게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했겠느냐”고 반박했다. 유씨는 “(이 대표를) 돕지 않고 남의 일처럼 생각했으면 (사장직에) 갈 수 없었다”며 “정씨는 나를 별동 부대라고 불렀다”고 했다. 이에 변호인은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선거 활동을 했다는 뜻이냐”고 물었고, 유씨는 “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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